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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번역자 "번역 문제 아니라 제작 의도 문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4월 29일 방영된 MBC ‘PD수첩-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를 둘러싼 오역ㆍ왜곡 논란에 대해 직접 번역을 담당한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했다. 이번 사태는 번역 문제가 아니라 제작 의도 및 편집 성향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PD수첩’의 영어 공동 번역자로 참가한 정지민씨는 25일 오전 PD수첩 홈페이지 게시판에 남긴 글에서 “다우너 소(downer cow)과 광우병을 연결시키지 말라고 했다”며 “사회자의 말실수뿐 아니라 맥락상 연결이 되었다는 점, 미국 여성 아레사 빈슨의 사인이 확실치 않다는 것을 충분히 강조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두 가지 문제는 번역 문제가 아니라 제작 의도 및 편집의 어떤 ‘성향’ 내지는 ‘목적’이 강조되어 발생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다우너 소를 누가 광우병 소로 번역했나”라고 반문하면서 “감수 중 계속 다우너 소를 너무 강조한다, 프로 제목이 광우병이라 충분히 다우너=광우병이란 인식을 줄 수 있는데 너무 과장한다는 요지로 여러번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의역이 있었다면 번역이 끝난 후 제작팀 결정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제작 의도 및 편집 목적이 광우병의 위험성 강조였음을 깨끗이 인정해야 한다”며 “‘영어 번역에 신경쓰겠다’고 밝힌 제작진의 인터뷰는 번역자로 이름을 올린 사람들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밖에 안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정씨가 올린 글 전문.


영어번역/감수한 사람입니다.
작성자 : 정지민[KARAMASOVA] 작성일 : 2008.06.25 09:18

귀하방송의 오보 논란에 대해 방송을 내보냈다고 신문에서 읽었습니다. 물론 제가 중앙일보를 참고해서 또 "왜곡"이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기사 끝에 이런 말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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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다우너" 소에 대해 광우병을 직접 연결시키는 것은 왜곡이라고 제가 번역 감수 중에도 여러번 강력하게 의견을 피력한 적이 있습니다. 보조작가를 붙여줘서 전달이 안되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여러가지로 "의역"이나 "오역" 논란이 있는건 제작팀에서 결정해서 내보낸 거고, 생방송 중 "실수"로 다우너 소를 광우병 소라고 한거고 (실수치고는 엄청나지 않나요?)...

그런데 그 후 막연히 "영어 번역에 신경쓰겠다"고 한다면 번역자로 이름 올라간 사람들한테 뒤집어 씌우는 것밖에 더 됩니까?

의역이 있었다면 번역이 이루어진 후 제작팀에서 결정해서 vCJD로 통일, 또는 다우너=광우병 우려 소로 통일한 것이니까 제작 의도 및 편집의 목적이 광우병의 위험성 강조였음을 깨끗이 인정해야지, 번역에 신경 쓰시겠다니요?

1. 다우너 소에 대해 광우병 연결시키지 말라고 했었는데 사회자의 말실수뿐 아니라 맥락상 연결이 되었다는 점

2. 또 빈슨 사인이 확실치 않다는 것을 충분히 강조하지 않았다는 점.

이 두 가지 문제는 번역 문제가 아니라 제작 의도 및 편집의 어떤 "성향" 내지는 "목적"이 강조되어 발생한 문젭니다. 다우너 소를 누가 광우병 소로 번역했나요? 번역을 계속 운운한다면 신문사에 직접 제보할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감수중 계속 다우너 소를 너무 강조한다, 프로 제목이 광우병이라 충분히 다우너=광우병이란 인식을 줄 수 있는데 너무 오버한다는 요지로 여러번 이야기했습니다. 그럼 제작진이 "광우병 위험성을 강조하기 위해 그랬다"고 변명해야지, 번역을 운운하다니요?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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