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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Q&A] 혼란에 싸인 짐바브웨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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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28년 철권 통치를 이어온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다시 정권을 연장할 수 있을까. 3월 말 대선 결과를 둘러싸고 촉발된 짐바브웨의 여야 간 대립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1차 투표에서 무가베(84) 대통령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한 야당 후보 모건 츠방기라이(56)는 불공정 선거를 이유로 27일로 예정된 결선 투표 불참을 선언했다. 그는 신변 안전을 내세워 짐바브웨 주재 네덜란드 대사관에 피신해 있다. 무가베는 이런 상황에서도 투표를 강행하겠다고 밝혀 양측의 유혈 충돌이 우려된다. 국제사회는 무가베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짐바브웨 정국을 Q&A로 정리했다.

Q: 혼란의 배경은.

A: 3월 29일 치러진 대선 결과를 둘러싼 여야 대립 때문이다. 야당인 ‘민주변화운동(MDC)’은 1차 투표에서 츠방기라이가 과반수 이상을 득표해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투표 결과 발표를 한 달 이상 미루던 무가베 정부는 뒤늦게 츠방기라이가 47.9%, 무가베가 43.2%를 득표했다고 발표했다. 츠방기라이가 앞섰지만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결선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츠방기라이는 정부 측 발표에 반발하며 저항 운동을 펼쳤으나 뒤늦게 투표 참가로 입장을 바꿨다가 다시 불참을 선언했다. 그는 22일 “야당 후보에게 투표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국민에게 투표권을 행사하라고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야당에 따르면 1차 투표 이후 86명의 야당 지지자가 살해당하고, 20만 명이 폭력을 피해 살던 곳을 떠나야 했다.

Q: 투표는 어떻게 되나.

A: 짐바브웨 선거 당국은 츠방기라이의 불참 선언에도 불구하고 투표를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표에 이어 무가베가 선거 승리를 선언하고 집권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Q: 국제사회 반응은.

A: 짐바브웨에 경제 지원을 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타보 음베키 대통령은 중재에 나서고 있다. 일부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무가베에 비판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3일 만장일치로 짐바브웨의 폭력 사태를 비난하고 투표 연기를 촉구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든 존드로 대변인은 “무가베가 짐바브웨 국민을 계속 억압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은 최악의 경우 군사 개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Q: 향후 정국은.

A: 정국 불안과 사회혼란이 심화될 공산이 크다. 무가베 대통령의 집권 연장으로 서방의 제재가 취해지면 경제는 더욱 악화할 것이다.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0만%에 육박하고 실업률이 80%에 이르는 상황에서 식량과 연료, 생필품 부족 현상이 더욱 심해져 국민의 고통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최악의 사태를 피하려는 무가베와 츠방기라이가 타협에 성공해 연립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Q: 무가베와 츠방기라이는 누구.

A: 무가베는 짐바브웨 독립 운동을 주도한 해방 영웅이다. 1980년 독립 이후 국가 최고 지도자가 됐다. 집권 초기 흑백 화해 정책 등으로 인기를 얻었으나 2000년 백인들의 농지를 몰수해 흑인들에게 나눠주는 농지개혁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좌초의 길로 들어섰다. 서방의 제재로 경제가 악화되고 장기집권에 대한 비판도 높아졌다. 노동운동가 출신의 츠방기라이는 1999년 MDC를 창설한 뒤 반정부 운동을 주도해 오고 있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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