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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는 거짓말쟁이'발단-클린턴.새파이어 말싸움 2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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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뉴욕 타임스의 대표적 논객 윌리엄 새파이어간의 감정섞인 설전이 바야흐로 2회전에 접어들었다.힐러리 클린턴의 거짓말을 신랄하게 꼬집은 새파이어의 8일자 칼럼(본지 1월12일자 9면 보도)에 대해 클린턴 대통 령이 『대통령만 아니라면 코를 한방 날렸을 것』이라고 격분하자 새파이어는11일자에 「권투선수 대통령」이라는 칼럼으로 만만치 않은 반격을 가했다.
새파이어는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권투시합의 좋은 자리를구해달라고 요청해왔다.여러분께 미안하지만 프로모터인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에게 직접 부탁하라』는 야유로 글을 시작했다.다음은11일자 칼럼의 요지.
수많은 독자들이 나의 글에 대해 보내온 반응은 성별에 따라 달랐다.『악의에 찬 몹쓸 인간』이라고 비난하는 독자의 90%는여성,『누군가 나서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밝혀야 할 때가 됐다』고 말하는 사람의 90%는 남성이었다.
내가 어떤 늙은 남정네가 됐던 허위와 탈세,법적 기만,명백한거짓말을 일삼는 정치인이 우연히도 여자이고 영부인일때 어떻게 비난해야 할까.성차별주의자라면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없었던일로 덮어줬을 것이다.완곡한 말만 쓰는 사람이 라면 거친 표현을 자제하고 대신 『악의없는 거짓말』『시치미떼기』 정도로 넘겼을지 모른다.
그 거짓말쟁이의 남편이었다면 거짓말인지 진위를 따지기 보다는기사도를 충실히 발휘하려 했을 것이다.부부간의 옹호는 오랜 전통이니까 말이다.
힐러리가 청문회에 나가 선서를 하고 질의에 대답하게 될까.정치적으로만 의회의 결정을 몰고간다면 그 결과는 뻔한 것이다.힐러리는 현란한 기자회견으로 언론을 요리했던 것처럼 의원들조차 어리둥절하게 만들어 감쪽같이 속일 가능성이 크다.
힐러리가 자진출두 요청을 했을때 조사위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녀로 하여금 법적 기만 사실과 부정한 경비청구 기록을 규명토록 하고 공식적-즉흥적 발언의 차이,모순되는 증언들을 찾아내 추궁해야 한다.개인적으로 클린턴 부부가 역사적 악 명이라는 값진 선물을 안겨준데 대해 고맙게 여긴다.대통령의 주먹다짐은 연기됐다.그러나 언제라도 그 주먹세례에 응할 준비가 돼있다.
뉴욕=이장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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