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거야" 빅초이 빅아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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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25.플로리다 말린스)의 시즌 스타트는 그의 별명 '빅 초이'만큼이나 큼지막했다. 커다란 체격에서 커다란 스윙으로 커다란 홈런타구가 나왔다. "역시 빅 초이-"라는 찬사도 쏟아졌다.

최희섭은 7일(한국시간) 플로리다 프로플레이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첫 타석 2점 홈런을 때려냈다. 지난 겨울 트레이드를 통해 시카고 컵스에서 말린스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뒤 공식전 첫 타석이었다.

0의 균형을 이룬 2회말 1사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희섭은 상대 선발 리반 에르난데스의 6구째 몸쪽 직구를 시원하게 걷어올렸다.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포물선.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였다.

천천히 베이스를 돈 최희섭은 홈플레이트를 밟으며 두 주먹을 입에 댔다가 집게 손가락을 들어올려 하늘을 가리키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했다.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는 뜻"이라고 의미를 설명한 바 있다. 홈 팬들은 기립박수로 그를 반겼다.

최희섭은 4회말 삼진, 7회말 중견수플라이로 물러났으나 2-2로 맞선 8회말 팀에 리드를 안기는 소중한 결승 타점을 올렸다. 1사1,3루의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희섭은 상대투수 루이스 아얄라의 몸쪽 변화구를 2루 땅볼로 연결, 3루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최희섭의 타점으로 3-2 리드를 잡은 말린스는 후속 마이크 레드먼드의 적시타로 4-2로 달아났고, 9회초 엑스포스의 반격을 1점으로 막아내 4-3으로 이겼다.

4타수1안타 3타점. 최희섭의 개막전 출발은 '만점'이었다.

1루 수비에서도 최희섭은 6회 에르난데스의 안타성 라인드라이브를 잡아내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뒤 말린스 라커룸에는 4대의 방송 카메라와 20여명의 현지 취재진이 최희섭을 승리의 영웅으로 반겼다. 최희섭은 "새 팀에서 첫 경기에 홈런을 쳤고 결승 타점으로 팀 승리를 거들어 너무 기쁘다. 한국에 계신 팬들이 기뻐할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태일 야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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