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업종 장사 '극 과 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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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지난 2월 도매업은 매출이 늘어났지만 소매업은 13개월째 매출이 줄었다. 수출과 관련된 업종을 중심으로 일부 업종만 장사가 잘 되고 나머지는 불황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서비스업 활동동향에 따르면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2월보다 2.6% 증가했다. 1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도.소매업은 1.2% 늘어 1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설이 1월이었기 때문에 2월의 조업일수가 이틀 늘어난 것이 지표에 반영됐다.

1, 2월을 합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서비스업 지수는 변동이 없었고 도.소매는 오히려 0.4% 줄었다. 2월 수치만을 갖고 경기가 살아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더구나 업종별.계층별 편차가 커 경기상황을 진단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도매업은 1년 전보다 5% 늘었는데 소매는 오히려 2% 줄었다. 원자재값이 뛰면서 1차 금속 제품을 파는 도매상의 매출이 늘어난 반면 음식료품.담배 등 최종 소비와 직결된 소매업은 매출이 더 줄었다.

또 호텔의 매출은 30% 늘었지만 휴양콘도운영업은 0.5%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소득층은 소비를 늘렸지만 중산층 이하 계층은 호주머니를 닫고 있는 현실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수출과 내수의 불균형도 여전하다. 수출화물이 늘어나면서 화물운송과 관련된 업종은 대부분 10% 이상 성장했다. 그러나 신용카드업을 비롯해 술집.방문판매업.여행업 등 내수업종은 매출이 줄었다. 부동산 임대업과 학원, 병.의원도 장사가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가운데 유독 선전한 내수업종은 영화업으로 매출이 30.7% 늘었다. 경마장을 포함한 경기.오락 스포츠업의 매출이 14.6% 늘어 답답한 서민들의 마음을 반영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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