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복합시대' 여는 광화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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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서울의 정치.행정 중심지인 광화문 일대가 도심권 주거복합타운으로 변신하고 있다. 종로구 내수.사직동, 신문로 등에서 도심 재개발사업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주상복합아파트.오피스텔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광화문 일대에 이미 들어섰거나 짓고 있는 주상복합아파트.오피스텔은 6000여가구(실)로, 이곳이 강북권 최대 규모의 주상복합촌으로 떠오른다.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아파트에는 웃돈이 최고 2억5000만원까지 붙었다. 하지만, 공급 과잉 논란을 빚고 있는 오피스텔은 분양가 이하에도 매물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릴레이 입주하는 광화문 주상복합=광화문에서 규모가 가장 큰 주상복합아파트인 내수동 쌍용건설의 경희궁의 아침(아파트 360가구.오피스텔 1031실)이 다음달부터 입주한다. 내수동 벽산건설의 광화문시대(347실).금호건설의 용비어천가(675실) 오피스텔 등도 10~12월께 새 주인을 맞는다.

수요자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주상복합아파트 호가가 한달 전에 비해 500만~1000만원 올랐다. 경희궁의 아침 44평형은 6억7000만, 53평형은 7억8000만으로 분양가 대비 2억원 가량의 웃돈이 붙었다. 63평형은 2억5000만원 이상의 웃돈이 붙어 9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지난해 말 입주한 인근 삼성 파크팰리스 주상복합아파트도 분양가에 1억5000만원 이상을 더 얹어줘야 매입할 수 있다. 거래 가능한 매물이 평형별로 2~3건 정도로 많지 않은 편이다. 건국공인 박규석 실장은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개별 난방을 이용해 일반 관리비가 평당 6000~7000원으로 저렴해 실수요자가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피스텔의 경우 일부 30평형대를 제외하곤 웃돈이 거의 형성되지 않고 있다. 분양가 이하의 급매물도 가끔 나온다.

이런 가운데 풍림산업은 오는 6월께 사직1구역에서 26~61평형 아파트 744가구와 23평형 오피스텔 286실 등 총 1030가구(실)를 내놓는다. 아파트 분양가는 현 시세인 평당 1300만~15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주택업계는 내다본다.

◆U턴族, 외국인 매입 문의 늘어=광화문 일대엔 다른 주상복합 타운과 달리'U턴族'이 눈에 띄게 많다. 광화문 .종로 근처에서 태어났거나 학창시절을 보낸 뒤 강남이나 일산.분당 신도시 등지로 이사갔다가 되돌아오는 50대 후반 이상의 장.노년층이다. 도심에 위치해 있지만 주변에 공원이 많아 여유 시간을 보내기에 적합하기 때문으로 중개업계는 보고 있다.

미국.스웨덴.사우디아라비아 등 주한 외국대사관이 많아서인지 외국인의 매입 문의도 부쩍 늘었다.

◆투자 체크 포인트=16~18층으로 일부 최상층을 제외하곤 대부분 시야가 앞 건물에 가리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사직공원 등의 조망권을 보고 광화문 일대 주상복합을 매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더욱이 진입로가 좁고 상가 등 편의시설도 크게 부족한 편이다. 한 중개업자는 "지난해 말 입주한 삼성 파크팰리스의 경우 지하층 상가가 거의 비어 있다"며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려면 시간이 제법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중개업자는 공급이 많아 일시적으로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오피스텔을 매입, 임대사업을 해 볼 만하다고 귀띔한다.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이 연 7~8% 수준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박원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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