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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풀어보는 건강한 뇌 똑똑한 뇌 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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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준이(가명·10세)는 아기 때부터 늦돼 부모의 속을 태웠다. 12개월이 넘어서야 겨우 뒤집기를 했고, 18개월이 돼서도 엄마, 아빠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엄마는 직장을 그만두고 놀이·언어·인지치료에 심지어 기치료까지 백방으로 노력을 했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도 상태는 좋아지지 않았다.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이해력도 떨어졌다. 체조를 따라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집중력도 짧아 금방 산만해졌다.

이는 발달장애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한방에서 뇌질환을 다룬다고 하면 의아해하겠지만 한의학의 원리를 적용하면 궁금증은 쉽게 풀린다. 인체 음양의 조화가 깨진 것을 바로잡는 것이 치료의 원리다.

뇌기능의 불균형은 한쪽 뇌의 기능이 너무 좋거나 정상인데, 다른 쪽 뇌는 그에 못 미치기 때문에 발생한다. 불균형의 전형적인 예로 서번 신드롬 같은 질환은 천재적 지능을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뇌가 균형을 잃으면 좌우 뇌가 교류되지 않아 학습에 필요한 시청각을 비롯해 다른 감각의 인지·통합능력이 떨어진다. 학습을 통한 지능 향상이 어렵고, 행동에도 문제가 생긴다.

이 같은 발달장애는 뇌의 균형을 바로잡아 주는 치료를 해야 한다. 감각의 인지 및 통합이 이뤄지면서 학습은 물론 사회성·언어·행동·운동 능력이 함께 좋아진다.

뇌기능의 평형상태를 회복시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그중에서도 놀이치료가 효과적이다. 관찰자의 입장에서 놀이를 통해 아동을 관찰하고 상호관계를 맺으며, 아이는 치료에 따른 낯섦과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외발 서기·눈 운동·균형 잡기 등 운동치료도 병행한다. 운동은 근육을 적절하게 조절해 신체와 뇌의 평형상태를 잡아준다. 놀이방이나 운동시설과 같은 여러 가지 테마 치료실을 만들어 한의원의 고정관념을 깬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 밖에도 행동을 교정하는 생활치료, 뇌와 눈·코·귀의 자극치료, 교정치료를 병행한다. 이렇게 하면 심신의 안정과 집중력·이해력·사고능력이 함께 향상된다. 이런 치료는 뇌의 한쪽만 주로 자극하는 것이 특징이다.

발달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선 출생 직후부터 부모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만 3세 이하 어린이는 엄마와 정서적 상호작용에 의해 뇌가 발달한다.

일방적인 TV나 비디오에 빠진 아이는 한쪽 뇌만 발달해 심각한 발달장애를 겪는 경우가 흔하다. 걷기 이전까지 장난감이나 모빌 등을 통해 아이에게 감각이 충분히 자극되도록 배려하고, 아로마나 음악을 통해 다른 감각들이 동시에 뇌를 자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후에는 아이와 함께 놀이를 하면서 꾸준히 대화하는 것이 좋다. 부모는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지속적으로 묻고 답하면서 놀이를 한다. 시장가기·소꿉놀이·병원놀이 등 상황설정 놀이가 좋다. 이외에도 그림 그리기, 목욕, 요리하기 등을 통해 시각· 촉각·미각·후각·청각 등을 골고루 자극한다.

발달장애는 무엇보다 인내심을 갖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 치료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며, 4개월 정도 지나면 증상의 호전을 경험할 수 있다.

변기원 변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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