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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유통시장개방-다국적업체의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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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국내 유통시장에 걸려 있던 마지막 빗장까지 완전히 풀렸다.올해부터 국내 유통시장이 전면 개방되면서 외국 유통업체들은 점포면적과 점포수에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국내 유통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다국적 유통업체의 상륙이 줄을 이을 움직임이고 여기에 대응하려는 국내업체들의 움직임도 한층 바빠지게 됐다.유통시장 전면개방 원년을 맞아 개방파고의 실상과 전망을 정리해본다. [편집자註] 유통시장 전면개방은 신세계E-마트와 네덜란드계 마크로가 인천지역에서 첫 격돌을 벌이는 것으로 시작된다.네덜란드 SHV홀딩스NV가 극동정유 사장을 지낸 장홍선(張洪宣)씨와 49대51로 합작해 설립한 한국마크로는 오는 17일 인천시동 구송림동에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MWC)을 개점하고본격 영업에 들어간다.유통시장 전면개방과 함께 국내에 진출하는외국유통업체로서는 1호인 셈이다.
이에 앞서 신세계백화점은 이미 지난해 12월초 인천시부평구갈산동 주영커먼 건물안에 국내 최대규모의 가격파괴형 디스카운트 스토어인 E-마트 부평점을 열고 인천지역 가격파괴 바람을 선도하고 있다.
이들 두 점포는 서로 5㎞밖에 안 떨어져 있다보니 국내업체와다국적 유통업체가 상권다툼을 벌이는 첫 사례로 꼽혀 시장개방과관련해 주목을 끌고 있다.
신세계는 국내 최강이란 자존심을 걸고,마크로는 외국 유통업체의 한국진출 시금석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양쪽 모두 한치의 양보도 없는 격돌을 벌이게 됐다.새해부터는 외국 유통업체의 국내진출이 봇물처럼 밀려올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 부설 한국 유통산업연구소(소장 李東勳)가 분석한「96년 유통환경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새해에는 마크로.카푸 외에 영국의 막스 앤 스펜서와 미국의 시어스등 세계 굴지의 30여개 다국적 도.소매 유통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제휴 또는 직접투자 형태로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다 가전분야에서 소니.아이와.필립스등 20여개 업체와 완구.주류.시계분야의 10여개 업체가 진출계획을 이미 발표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당장 마크로는 용인과 일산을 비롯해 대전 둔산지구에도 6,000~9,000평에 이르는 대규모 부지를 확보하고 대형점을 속속 개점하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마크로는 또 부산 김해지역에 5,000평 규모의 할인점 부지를 확보하고 계약단계에 들어갔으며 대구 칠곡.의정부.구리등지에부지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2위 유통그룹인 카푸는 하이퍼마켓 형태로 국내에 진출하기 위해 한국 카푸를 자회사로 설립한뒤 수도권지역의 부지를 집중적으로 매입하는등 개점준비를 서두르고 있다.한국 카푸는 일단 내년 6~7월께 첫 점포로 부천 중동 신시가지 에 매장면적3,500평 규모의 대형 하이퍼마켓을 선보일 계획이다.
카푸는 이미 분당 오리역 주변에 청구산업개발로부터 1만2,600평 규모의 상가를 분양받았고 일산 신도시에 중심상업용지 2,500평을,대전 둔산지역에는 2,200평의 부지를 확보해둔 상태다. 이처럼 마크로와 카푸는 서울 도심보다 수도권 주변의 신도시나 지방의 신시가지를 집중 공략하려는 공통점이 있는데 대부분 최소한 4,000평이상의 대형 할인점을 계획하고 있다.
일본 야외용품 전문유통회사인 ㈜다카미야도 지난해 4월 자본금70억원을 100% 출자해 부산과 서울에 야외용품 전문점인 포인트를 설립했다.포인트는 부산 학장동. 초량동,서울 반포동에 3개 점포를 갖고 있는데 대전.광주등 대도시로 체인점을 확대해나갈 채비를 갖춰놓았다.
또 일본 마쓰시타전기는 아남산업 유통망을 통해 국내 가전제품시장 공략에 나섰고 일본 최대의 전기.전자제품 양판점인 베스트전기는 롯데백화점에 매장을 개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베스트전기는 53년 설립된 대표적 카테고리 킬러형의 전자 양판점으로 소니.파나소닉.산요등 일본 유수의 전자업체 제품을 할인유통하고 있어 국내시장 진출에 따른 파장도 무시못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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