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4년 만에 첫 선발승을 완봉승으로 장식한 롯데 조정훈이 LG전에서 유연한 자세로 공을 뿌리고 있다. [사진=양광삼 기자]
하지만 이로 인해 2군에서 실력 있는 투수가 기회를 잡지 못하는 그늘도 롯데엔 있었다. 조정훈은 5월 8일 한화전에서 7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3-0으로 앞선 8회 무사 1, 2루에서 구원 투수에게 공을 넘겼지만 불펜이 역전을 허용하면서 승리를 날렸다. 눈부신 호투에도 불구하고 조정훈은 다음 날 2군으로 내려갔다. 조정훈은 올해 2군에서 8경기에 출장해 3승1패,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2군 전체 투수 중 가장 좋다.
2005년 2차 1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조정훈은 데뷔 첫해 구원승으로 첫 승을 거둔 후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1승2패, 평균자책점 6.36의 그저 그런 투수였다. 올해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마운드에서 강약 조절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5㎞를 넘지 못하지만 제구력이 좋고 변화구로 체인지업(포크볼 그립)이 뛰어나다. 손민한을 닮은 체구와 피칭 스타일로 롯데 팬들은 ‘리틀 손민한’이라는 칭찬을 한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그런 조정훈을 2군에 계속 두기 아까웠던 듯 20일 1군 선수단에 합류시켰고 22일 LG전 선발로 내세웠다.
조정훈은 LG 타선을 맞아 9회까지 단 97개의 공을 던지며 0점으로 막아냈다. 자신의 프로 첫 선발승을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8회 2사 후 3루타, 9회 2사 후 2루타를 맞았으나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최고 143㎞의 직구와 체인지업의 맞혀 잡는 피칭으로 LG 타선을 압도했다. 낮은 유인구를 효과적으로 구사해 땅볼 아웃(11개)이 뜬 공 아웃(8개)보다 많았다. 9이닝 4피안타·8탈삼진.
롯데는 또 카림 가르시아가 1회 2사 만루에서 우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려 기선을 제압했다. 2회에도 안타 3개와 희생플라이 2개로 3점을 보탰고 8회에는 이대호가 좌월 3점 홈런으로 10-0 대승을 자축했다.
문학구장에서는 SK 에이스 김광현이 삼성을 상대로 가장 먼저 10승(3패) 고지에 올랐다. SK의 9-3 승리.
글=한용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