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야드 오르막 그린에 52~54도 웨지 써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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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호 25면

좋은 샷은 적절한 클럽 선택 부터 시작된다.

④ 내리막 경사에서 훅칩샷

전욱휴가 만난 World Great Teacher 데이비드 레드베터

내리막 경사에서 시도하는 훅칩샷은 임팩트 순간 클럼페이스를 닫아야 한다.

쇼트게임에서 기본 동작은 여러 가지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기본 동작은 가장 기본적인 샷의 거리 조절과 방향성을 갖게 해준다. 그리고 풍부한 응용 동작을 만들게 한다. 데이비드 레드베터와 기본 칩샷을 마친 뒤 응용 칩샷을 위해 옆 장소로 옮겼다. 쇼트게임 훈련장은 기본 동작과 응용 동작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그린 주변은 홀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기술 샷을 만들 수 있게 되어 있다. 좀 더 응용적이고 난이도 높은 칩샷에 대한 설명을 부탁하자 레드베터는 주위를 살피더니 클럽과 볼을 가지고 경사도가 있는 주변으로 옮겼다.

칩샷을 하는 곳에서 그린까지는 내리막이었다. 핀은 그린의 오르막에 꽂혀 있었다. 홀까지의 거리는 20야드였다. 눈으로 보기에도 볼은 내리막으로 향하다가 다시 오르막 그린을 향해 굴려 보내야 할 상황이었다. 레드베터의 설명이 이어졌다.
“훌륭한 쇼트게임은 다양한 샷을 필요로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상력과 창의력입니다. 각각의 상황에 적합한 샷을 구사할 수 있어야지요. 충분한 연습 또한 필수입니다.”

닉 팔도와 함께 연습했던 상황도 설명했다. 커다란 볼 가방을 그린 주변에 풀어 놓은 다음 상황에 맞도록 연습했다고 했다. 한 개의 클럽만으로 상황에 맞게 연습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강조했다. 요즘 선수들은 너무 로브웨지(60도)만을 가지고 모든 상황에 적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정말 쇼트게임의 달인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클럽을 가지고 연습해야 다양한 응용 샷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만약 여기서 샷을 한다면, 다운힐이니까 빠르겠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볼을 멈추게 하는 스핀을 줄 수 있지만 스핀은 없애야 합니다. 우리가 시도하려는 것은 볼이 프린지 부분을 통해 오르막에 놓인 홀까지 가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는 어떠한 샷이든 위험 부담을 줄이면서 안전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즉, 성공률이 높은 샷을 택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것이다. 레드베터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갭웨지(52~54도)를 사용하라”고 했다.

어니 엘스는 54도 웨지로 높은 성공률을 보인다고 했다. 볼을 부드럽게 다뤄 그린 주변에서 홀을 향해 공략할 때 자주 사용한다는 것이다. 60도 웨지는 스핀 양이 많고, 탄도도 높기 때문에 오르막 그린에서의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 제가 여기서 짧은 샷을 시도해 보겠어요. 짧게 쳐 볼을 프린지에 놓이게 한 후 굴려서 홀 쪽으로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훨씬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겠지요.”

레드베터의 설명에 따르면 내리막 경사의 칩샷을 할 때 프린지 부분은 볼이 최초로 떨어지는 지점이면서 완충작용을 하는 곳이다. 레드베터는 홀의 공략 지점을 향해 살짝 닫힌 자세를 취했다. 볼의 위치는 중심보다 살짝 오른쪽에 두었다. 즉 내리막에서 샷을 할 때 볼이 지면의 중심보다 높은 쪽에 있도록 하는 원리를 택했다.

“자, 제가 지금 훅볼을 이용해 칩샷을 시도해 보겠어요. 만약 볼에 측면 스핀을 넣으면 마치 탁구공처럼 움직이겠지요. 볼이 갑자기 정지하는 대신에 프린지에 도달해 약간 완충작용을 거치면서 그린 쪽으로 구르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임팩트 순간 클럽 페이스가 약간 닫히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볼은 그린에서도 오르막을 향해 홀 쪽으로 구르게 되지요.”

레드베터는 실전에서 꼭 필요한 부가적인 동작도 설명했다. 긴장을 풀어야 하고 스트로크의 리듬을 위해서 서너 번의 연습 동작을 강조했다. 원하는 샷을 마음에 그리고 클럽페이스를 살짝 닫아야 한다는 것이다. 약간 안에서 바깥쪽으로 클럽헤드가 진행되도록 스윙 궤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레드베터의 샷을 확인했다. 내리막 경사에서 앞모습은 양손이 왼쪽 허벅지에 놓여 있었다. 상대적으로 클럽은 중심보다 더 오른쪽에 놓였다. 클럽의 샤프트는 왼쪽으로 기울어져 로프트각을 더 세워놓았다. 볼을 굴려 보내기에 충분해 보였다. 샷의 동작은 긴장감 없이 편한 상태에서 부드럽게 이어졌다. 매우 부드러운 샷이 홀 쪽으로 살아가는 듯했다.

스윙 궤도에 비밀이 있었다. 클럽헤드가 궤도의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면서 볼을 감아 주었다. 그린에 도달하기 전에 프린지 부분에 닿아 속도를 줄여 주었다. 하지만 그린에 도달한 볼은 측면 스핀이 되살아나 오르막에 위치한 홀 쪽으로 충분히 굴러갔다.

이번에 연습한 칩샷은 상황에 맞게 즉석에서 만들어진 응용 샷이었다. 차분히 상황을 살피고 상상력을 동원하면 다양한 응용 샷도 만들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하지만 이러한 응용 동작은 기본 칩샷의 동작을 충분히 소화해 갈 때만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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