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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족이라면 친환경 패션이 필요한 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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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호 16면

1, 8 칠부 소매의 블라우스 13만9000원, 짧은 소매와 엉덩이를 가리는 길이의 원피스 19만7000원 2 목화송이가 프린트된 그린 컬러의 티셔츠. 아디다스 아디그룬, 3만5000원 3, 4 자연을 테마로 한 그림이 프린트된 리바이스 제품. 가격 미정 5 따듯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드는 셔츠. 더오가닉코튼, 8만5000원 6 사각사각한 천의 느낌이 경쾌하고 시원한 원피스. 더오가닉코튼, 29만원 7 색색의 스트라이프가 화려한 폴로 셔츠. 아디다스 아디그룬, 4만5000원 9 대나무 숲으로 소풍 나온 분위기를 연상케 하는 리넨 원피스. 바나나 리퍼블릭, 23만9000원

웰빙(well-being)에 이어 그린(Green) 열풍이 뜨겁다. 내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해지기를 추구하던 사람들이 이제 주변 환경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그 물결은 잔잔하다.

10 초여름에도 훌륭한 장식이 될 수 있는 머플러. 더오가닉코튼, 12만원 11 작고 앙증맞은 레이스가 섬세하게 장식된 케미솔. 더오가닉코튼, 14만5000원 12 밑단을 단추로 조여 허벅지가 얇아 보이는 리넨 바지. 아디다스 아디그룬, 6만5000원 13 무지개 떡을 신고 나온 듯 밝고 가벼운 운동화. 아디다스 아디그룬, 6만9000원

하지만 환경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친환경 메시지를 전한 앨 고어나, 빈곤과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세계인이 함께 고민하고 개선하자는 ‘Take Action 2008’ 캠페인에 집중하고 있는 일본의 축구선수 나카타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공인들이 ‘에코브리티(Eco-친환경 + Celebrity-유명인)’를 자처하며 곳곳에서 맹렬하게 친환경 열풍에 불을 지피고 있다.

우리나라도 ‘나’에서 한발 나아가 인간과 지구를 위해 팔을 걷어붙인 ‘에코족’의 등장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에코맘·에코파파 등의 신조어가 생기고 국내외 패션 브랜드들의 ‘에코 패션’ 또한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 국내 에코 패션의 흐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친환경에 관심이 많고 적극적인 아티스트 또는 셀러브리티와 브랜드의 협업으로 에코를 컨셉트로 한 제품을 만들고 그것을 상업화하는 것으로 수익금을 친환경 운동에 기부하는 경우가 많다. 6월 19일부터 23일까지 쌈지에서 개최하는 ‘제1회 신세계 화랑미술제’처럼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자연’을 컨셉트로 한 한정판 ‘에코 아트 티셔츠’를 만들어 전시·판매하면서 소장 가치가 있는 아트 상품이 많은 이에게 친환경의 의미를 새길 수 있도록 하는 메시지 전달형 이벤트도 있다.

둘째, 보다 적극적으로 컨셉드뿐만 아니라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을 최소화하려는 업계의 움직임이다. 자연을 보호하고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라면 그 신뢰성은 믿을 만하지 않을까. 소비자의 인식과 기업의 노력은 현재 쌍방향으로 친환경 마케팅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우선 유기농 방식으로 생산된 소재를 사용한다는 의미다. 피부에 직접 닿는 모든 패션·뷰티·리빙 아이템을 생산하는 토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더오가닉코튼(The Organic Cotton)’은 전 제품을 100% 유기농 면을 사용해 만든다.

‘유기농 면’은 유기농 목화를 통해 얻어지는데 씨앗에서부터 옮겨 심을 때까지 방충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보관하며, 3년 이상 합성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유기 토양 밭에서 재배하고, 비료는 유기농 야채의 음식물 쓰레기나 해초류 등의 퇴비를 사용한다. 전 세계 코튼 농장 면적의 0.1%만이 이 기준에 맞는 유기농 경작법으로 토양을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페어 트레이드 연합’ 김희진씨는 “목화는 병충해에 유난히 약해 전 세계 농약의 25%가 면에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주 농무부(TDA)가 인증한 면화와 일본 오가닉협회(JOCA)의 엄격한 기준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더오가닉코튼의 경우 목화의 성장기에 잡초를 수작업으로 직접 뽑으며 서식하는 벌레들을 없애기 위해 살충제 대신 무당벌레 등 천적들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브랜드의 심벌이 바로 무당벌레다). 올해 초 ‘프리미엄 에코 진’을 내놓은 리바이스의 청바지는 100% 유기농 면으로 제작했고 탭·레벨·태그 등 모든 부자재 또한 자연친화적인 소재를 사용했다. 리바이스의 상징인 레드 탭을 그린 탭으로 사용함으로써 기존 데님 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하며 친환경 실천에 대한 의식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의 친환경 소재 컬렉션 ‘아디그룬(adiGrun)’은 유기농 면 사용에서 좀 더 확장된 친환경 소재 제품들을 설명하기에 적당하다. 매니어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아디그룬은 세 가지 카테고리 라인을 갖고 있다.

‘메이드 프롬(Made From)’ 라인은 마·대나무·면 등의 친환경 소재에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의 기본적인 실루엣을 담은 것. ‘리사이클(Recycle)’ 라인은 페트 등의 재생용품을 주 소재로 활용한 것. 마지막이 아디그룬 라인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인 ‘리그라운드(Reground)’다. 이 라인의 제품들은 미생물에 의한 무해 물질로 100% 자연 분해되는 소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지구 그대로의 모습을 살리고 보존하려는 노력은 자연을 어떻게 이용하는가에만 있지 않다.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해 가는 지구를 편하게 해 줄 수 있는 소재의 연구 또한 필요하다. 가죽과 모피를 쓰지 않는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는 2008 봄여름 컬렉션에서 100% 재활용이 가능한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백을 출시했는데, 이 백 또한 땅 속에 묻었을 때 자연 분해되는 원료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염색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최소화함으로써 환경오염을 줄이는 잉크를 사용하는 패션 브랜드도 있다.

최근 압구정점에 ‘여성·남성을 위한 환경친화적인 여름 컬렉션’ 코너를 마련한 바나나 리퍼블릭 역시 대나무, 오가닉 리넨, 면, 데님과 소이·실크가 혼방된 니트 등을 포함해 다양한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 제품 또한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섬유질을 비롯해 재생 가능한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졌다. 화학적인 염색 가공을 하지 않기 때문에 베이지·그린·갈색이 주조를 이룰 수밖에 없는 유기농 면의 취약점을 잘 살려 시원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인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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