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신세대와 '쉰세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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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세대(世代:Generation)는 부모가 태어난 시기와 그 자녀들이 태어난 시기간의 시간적 간격을 의미한다.보통 25년에서 30년이다.어느 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그 출생시기에 관계없이 같은 세대로 간주된다.
유전자(gene)적 개념이다.생물학에서 세대는 동.식물의 연속적인 번식단계를 의미한다.부모의 세대는 보통 「P(parent)세대」로 불린다.그 다음 자녀(Filial)의 세대는 「F1」「F2」「F3」…로 이어진다.요즘의 「X세대」 는 미국에서「13세대」로 불리기도 한다.아메리카 탄생이후 13번째의 세대라는 의미다.
2차대전은 20세기 인류역사에 갖가지 크고 작은 분수령을 이뤘다.그중 하나가 전후(戰後)의 베이비 붐이다.1946년부터 60년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베이비 붐 세대」,줄여서 「베이비부머」로 부른다.이들이 올해부터 50세,즉 쉰줄 로 접어들기 시작한다.
요즘의 신세대에 견주어 「쉰(50)세대」로 불리기도 한다.쉰음식처럼 몸에서 쉰내가 난다는 비아냥과 자조(自嘲)도 곁들인다. 이들 베이비 부머들은 선진사회에서 「샌드위치 세대」로 동정을 받는다.안정되고 가장 원숙한 삶을 즐겨야 할 나이에 스트레스는 전에 없이 누적된다.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50이 되어도계속 부모를 보살펴야 하고,자녀들의 뒷바라지는 끝 이 보이지 않는다.하이테크와 경영혁신 바람으로 직장 일의 성격이 달라지고한창 일할 나이에 쫓겨나는 명예퇴직이 꼬리를 문다.
55세부터 65세사이의 삶의 설계가 발등의 불이다.신용카드와할부인생에 젖어 모아놓은 돈도 없다.신세대로부터 「쉰세대」로 따돌림당하고 노후를 자녀들에게 기대는 것도 갈수록 어려워지는 세태다. 죽음부터 생각하고,성취감과 경륜에 대한 자부보다 패배주의로 흐른다면 쉰내 물씬거리는 「쉰세대」로 주저앉고말 뿐이다.임상심리학자들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엔 때가 늦었지만 가능성이 막힌 것은 아니다.오늘의 쉰은 예전의 쉰보다 훨씬 젊다는점을 명심하라』고 입을 모은다.
50은 곧 무르익음이다.우리 사회에서 문제는 나이가 아니라 「마개부터 쉬는」 속성(速成)과 조숙(早熟)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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