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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박빙의 승부처] 부천 소사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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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 부천 소사
김문수 '조직', 김만수 '바람'

유권자 15만7000명의 경기도 부천 소사구.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는 이곳에서 내리 2선을 했다. 그의 3선을 가로막겠다고 나선 사람은 열린우리당 김만수 후보다. 둘 다 운동권 출신의 전과 1범이다. 1970년대 운동권인 김문수 후보는 86년 국가보안법 혐의로 복역했고, 80년대 운동권인 김만수 후보는 87년 집시법 위반으로 1년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지금 둘이 서 있는 정치 지형은 극과 극이다. 김문수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를 쟁점화한 주인공이다. 반면 김만수 후보는 盧대통령의 386참모다. 그만큼 대결의 상징성이 크다.

지난 5일 오전 부천역 지하상가에서 김문수 후보는 한나라당의 환골탈태를 약속했다. 그러면서 "8년 동안 부패하지 않고 깨끗한 정치를 위해 국민을 하늘로 알고 일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안 역풍을 일꾼론으로 돌파하는 중이다.

같은 시간 김만수 후보는 역곡역 광장에서 명함을 돌리고 있었다. 입술이 터진 그는 "대통령이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며 "새 정치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탄핵안 역풍이 두 후보 간 초반 인지도 격차를 잠재운 가운데 남은 변수는 인물.정책대결과 투표율이다.

김문수 후보는 국회 실업대책 및 도시영세민대책 특별위원 시절 결식아동 지원 예산을 따낸 것을 앞세우고 있다. 김만수 후보는 국무총리 직속의 어린이안전청 신설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바람'의 김만수 후보는 젊은층의 투표율이 높기를, '조직'의 김문수 후보는 야당 지지층의 결집을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변호사 출신의 조영상 후보가 '소사의 희망'이란 구호를 내걸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부천=박승희 기자

*** 부산 사상
"다시 한번" 對 "바꿔 보자"

부산시 사상구는 공장 밀집지역이다. 생활 환경이나 경제 여건이 다른 지역에 비해 열악할 수밖에 없다. 낙후한 사상공단 개발이 10년째 선거의 단골 공약인 것도 이 때문이다.

한나라당 권철현 후보는 일본에서 도시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교수 출신이다. 도시 개발과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이라는 지역의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인물론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정치적으로는 '사상이 키운 대한민국의 희망'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한나라당 부산시지부장, 대통령후보 비서실장의 화려한 경력을 내세워 '차기 부산 주자'라는 이미지 띄우기다.

노무현 대통령의 오랜 측근으로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열린우리당 정윤재 후보는 정치개혁과 참신성으로 맞선다. '즐거운 정치' '밝은 사상구'를 선거 구호로 정한 것도 그래서다. 權후보 측의 인물론 공세에는 "교육전문가.도시전문가에게 지난 8년을 맡겨봤지만 어느 것 하나 해결된 게 없다"는 논리를 편다. 세번 걷고 한번 유세한다는 의미의 '3보1유'를 선거운동의 원칙으로 정했다. 바닥을 훑어 거물을 넘어뜨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지역 20~30대 유권자 비율은 60%에 육박한다. 그래서 탄핵정국 직후 鄭후보가 큰 차로 앞섰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판세는 혼전이다. 선거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양측은 '낙동강 전투'에 비유하며 부산 민심에 호소하는 형국이다. 權후보는 "여기까지 무너지면 거대 여당을 막을 길이 없다"고 한다. 鄭후보는 "이곳도 지면 영남에서 건질 데가 없다. 한나라당이 영남 자민련이 되면 부산이 불행해진다"고 주장한다. 민주당에선 한승종 후보가, 녹색사민당에선 김상길 후보가, 무소속으로 이상덕.조용호 후보가 뛰고 있다.

부산=이수호 기자

*** 진천-괴산- 음성- 증평
30% 넘는 노인표가 변수

충북 진천-괴산-음성-증평 선거구는 군이 네개나 합쳐져 무척 넓다. 면적이 충북의 4분의1이나 된다.

괴산군 청천면은 그 자체로 진천군과 맞먹는 넓이다. 후보들로서는 얼마나 얼굴을 알리느냐가 관건이다. 그런 면에선 2선 의원인 자민련 정우택 후보가 가장 유리하다. 한나라당 오성섭 후보도 9대와 12대 총선에 출마한 바 있어 조금 낫다.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뛴 지 20여일밖에 안 된 열린우리당 김종률 후보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탄핵풍 등으로 金후보의 지지율은 꽤 높았다. 그럼에도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는 게 金후보 측의 하소연이다. 유권자의 30% 이상이 60세가 넘는 이 지역의 특수성 때문이다.

현재 후보 간 격차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측은 판세를 '2강1약'으로 본다. 자민련 정우택 후보와 자신들이 서로 2강을 형성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만큼 鄭후보는 조직력과 높은 인지도가 강점이다.

鄭후보 측은 아예 '충청의 대표적인 인물로 키워 보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인물론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金후보는 정치 신인답게 깨끗한 정치를 내세운다. 또 신행정수도 이전의 확실한 추진을 공약으로 앞세우고 있다. 서울지하철공사 이사 출신인 吳후보는 수도권 전철을 음성까지 연장하겠다는 공약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바닥 민심은 좀처럼 가늠하기 어렵다. 5일 낮 음성의 한 식당 주인은 "잘 몰러유. 와서 얘기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라며 명확한 답을 피했다.

음성=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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