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 허리 운동기 훌라후프 탄생 50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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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애초 장난감으로 개발된 세계적 대히트 상품 훌라후프가 19일로 출시 50주년을 맞았다. 훌라후프의 훌라는 하와이의 훌라춤을, 후프는 테두리를 의미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훌라후프를 처음 상품화한 사람은 미국의 장난감 회사 웸오(Wham-O)의 리처드 너와 아서 멜린이다. 둘은 호주에서 운동기구로 쓰이던 대나무 고리에 착안해 플라스틱으로 만든 훌라후프를 만들었다.

훌라후프는 출시되자마자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1년 만에 1억 개나 팔렸다. 훌라후프 운송 차량이 털리는 일도 자주 일어났다. 당시 소련은 ‘미국 문화의 공허함을 상징한다’는 이유로 판매를 금지했다. 일본 정부도 한때 공공장소에서 훌라후프를 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엉덩이를 흔들며 이를 돌리는 모습이 고상하지 못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훌라후프가 상품화한 지는 50년밖에 안 됐지만, 실제 역사는 훨씬 더 길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훌라후프 같은 원통형 고리를 운동기구로 사용했다. 기원전 이집트에서도 포도나무 가지로 고리를 만들어 이를 막대에 끼워 돌렸다.

세계적인 대박 상품이었지만 개발자들은 훌라후프의 특허권을 인정받지 못했다. 수천 년 전부터 사용되어온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대신 이들은 1960년대 초반 ‘훌라 후프’라는 이름을 상표권으로 등록해 권리를 보장받았다. 60년대 후반부터 미국에서는 훌라후프 대회가 열렸다. 99년에는 한 번에 82개의 훌라후프를 돌린 미국인 여성이 기네스북에 올랐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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