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조사 주남마을 주민 몰려-5.18수사 수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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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7일 광주에 도착한 특별수사본부 김상희(金相喜)부장검사등 수사진들은 이날 하룻동안 양민학살현장인 주남마을을 비롯,구(舊)공용터미널과 금남로.도청등에서 목격자들로 부터 진압군들의 잔학상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청취했다.
…수사진들은 이날 오후 광주시동구월남동 주남마을 부엉산기슭 아래 학살현장에서 당시 생존자인 홍금숙(洪錦淑.32.여.당시 춘태여상1년)씨로부터 15년전 상황에 대해 증언을 청취.
洪씨는 『80년 5월23일 오후2시쯤 마을로부터 2㎞쯤 떨어진 광주~화순간 국도변에서 11공수여단 소속 군인들이 화순방향으로 달리던 17인승 미니버스에 무차별 총격을 가해 타고 있던11명 가운데 운전사 김윤수(당시 27세)씨등 8명이 즉사하고나를 포함해 3명이 부상한 채 이곳(부엉산 기슭)까지 끌려왔다』고 말했다.
…45가구가 사는 비교적 작은 동네인 주남마을은 주민 20여명이 몰려나와 검찰의 현장조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주민 최양섭(崔陽燮.66.노동)씨는 『사건 당시 마을주민들은공수부대원들의 통제로 밖으로 나와보지 못했지만 사방에서 난 총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을 목격했다는 노행기(58.무직.광주시동구지원동)씨는 『80년 5월28일 군인들이 철수한뒤 자전거를 타고 주남마을 현장에 가보니 여자 시체 한구를 포함,시체 11구가 가마니에 덮인채 길옆 도랑가에 눕혀져 있었다』며 『그동 안 무서워 말을 못하다가 세상이 바뀌어 처음으로 밝힌다』고 진술.
…이날 金부장검사등 수사팀이 금남로에서 300여m 떨어진 도청까지 도보답사를 하는 동안 많은 시민들이 『5.18진상을 꼭밝혀 15년 광주의 한을 풀어달라』며 검찰의 「진실 수사」를 촉구. …현장조사를 마친 수사팀이 광주지검 청사에 도착하자 5.18행불자가족회 이귀복(李貴福.58)회장등 회원 10여명이 『시신이 암매장됐다고 추정되는 장소에 대한 발굴작업을 계속하라』며 면담을 요구.이에 따라 수사팀은 조사대상 참고인 명단에 李씨와 부상자회원 1명을 추가.
광주=최형규.구두훈.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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