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청 인터넷 강의 양현대 영어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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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강사가 떴다. 저렴한 수강료에 비해 양질의 콘텐트로 수험생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강남구청 인터넷 강의에 노래하는 영어 강사가 주목을 끌고 있는 것. 주인공 양현대(36) 강사를 만나 그만의 독특한 강의 비법을 들어본다.

"학원가 베테랑 통하지만
1시간 강의를 위해서 2시간 이상 준비 하기도"


양현대 강사는... 한국외대를 졸업하고 현재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 메가스터디 노량진 학원 등에서 외국어 영역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출강 5개월 만에 강남구청 인강 외국어 영역 총 52개 강좌 중 수강률 2위, 강사를 기준으로 외국어 영역 강사 전체 13명 중 5위. 양현대 강사가 진행하는 ‘어법, 여기서 출제된다’ 강좌가 가진 이력이다. 방송을 탄지 5개월 만에 일약 스타에 오른 양씨의 비법은 무엇일까.
  그는 다소 생뚱맞게도 ‘노래’라 대답한다.
  “강의내용만 좋다고 학생들이 다 찾는 건 아니더라고요. 보다 쉽게 영어를 접하고 딱딱한 문법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그의 강의가 매 시간 노래로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강의 도중 학생들이 지루해 할만한 시간이나 내용이 나오면 바로 그때가 한 곡조 뽑을 타임. 갑자기 소리를 ‘빽’하고 지르거나 강의내용을 콧노래로 흥얼거린다. 무심코 듣던 학생들은 저도 모르게 하나 둘씩 따라한다.
  ‘중독성이 강해 한번 들으면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 ‘시험도중 나도 모르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을 느끼고 정말 놀랐다’ ‘노래 부르는 것을 한두 번 따라하다 보면 요령이 생겨서 다른 문법 외울 때에도 스스로 응용할 수 있어서 재미있다’. 이렇듯 양씨가 진행 중인 강의의 매력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올해로 경력 10년째인 양씨는 아르바이트로 이 분야에 발을 들였다. 그 사연도 독특하다. 외무고시를 준비하던 중에 경제적인 압박을 해결하기 위해 선배의 소개로 시작한 강사가 이제는 천직이 돼 버린 것.
  “처음에는 아이들 가르치는 게 마냥 좋더라고요. 가르친 아이들의 성적이 오르는 재미도 쏠쏠하고…. 이후에 재수반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문득 내가 가르치는 영어가 아이들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다고 생각되더군요. 그때부터 정말 긴장하며 가르쳐왔습니다.”
  그 무렵부터 양씨의 강의 스타일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 전까진 그냥 주어진 시간에 학생들의 호응이 있든 말든 자신만의 강의를 했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진정으로 학생들을 위한 강의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마침 직장인 밴드까지 결성하며 노래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던 자신의 장기를 살려 강의 내용을 노래로 만들었다. 당연히 학생들의 호응이 뒤따랐다.
  ‘노래하는 강사’로 소문이 나면서 온라인 강의에서도 양씨를 찾는 제의가 들어왔다. 보통 인강에서는 강의 이외의 내용이 나오면 ‘빨리 돌리기’를 이용해 그냥 넘겨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양씨는 강의 내용 자체에 리듬을 넣어 진행하기 때문에 집중도도 높고 강의 효과가 뛰어나다.
  양씨의 수업방식이 실제효과를 발휘한 사례는 많다. 그 중 서울대 약대에 합격한 김동현(19)군의 사례는 전설로 통한다.
  “제가 처음 동현이를 봤을 때 영어 실력이 학교 시험 40점정도 수준이었어요. 그런데 제 강의를 듣고 동현이가 영어에 점차 재미를 붙이더군요. 그 이후로 수업 끝나고 거의 개인 교습하다시피 관리했더니 결국 서울대에 합격했습니다.”
  양씨는 학원가에서 베테랑으로 통하지만 아직도 1시간 강의를 위해서 2시간 이상의 준비시간을 갖는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 보기 편하지만 인강을 진행하는 강사들은 강의 완성도에 대한 압박이 심하다. 그 스트레스를 철저한 준비와 특유의 강의 스타일로 이겨내고 있는 양현대 강사.
  “이 정도면 되겠다고 생각해도 막상 내가 다시 보면 낯 뜨거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연구해서 최소한 2년에 한번씩은 나만의 전매특허로 만들 수 있는 강좌를 개설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가 말하는 영어의 지론은 당분간 이렇다. ‘흥미가 영어를 가르친다’.

글·사진= 프리미엄 김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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