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通路 ③ 논술 영향력에 대한 오해와 진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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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논술 실시 대학의 감소로 수험생의 논술고사 부담을 대폭 경감시켰다”고 발표했다.
  실제 논술 반영대학 수는 2008학년도 입시 때 29개교에서 2009학년도는 26개교로 줄었다. 정시의 경우 서울대 인문·자연, 연세대·고려대 인문계열 외에 모든 대학에서 논술이 폐지됐다.
  그렇다면 과연 논술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일까? 정답을 찾으려면, 각 대학 총 모집 인원 중 논술 반영 선발 인원수, 각 대학별 전형요소 중 논술고사 성적 반영비율, 수시모집에서 논술과 내신의 상대적 반영비율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올해 논술을 반영해 선발하는 인원은 수시와 정시를 합쳐 서울대 993명, 연세대 1468명, 고려대 1940명 등 서울소재 주요 9개 대학에서 총 정원 대비 최소 22.7%부터 최대 49.9%에 달한다. 결국 주요 대학을 희망하는 중·상위권 학생들에게 논술 부담은 전혀 줄지 않았다.
  주요 상위권 대학의 논술고사 반영률은 오히려 확대됐다. 2008학년도 수시모집에서 논술 실시 29개 대학 중 반영률이 50% 이상인 대학은 16개교였던 반면, 2009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50% 이상 반영대학이 21개교다.
  고려대의 경우, 지난해 수시 모집정원의 50%를 논술 80%의 반영비율로 우선 선발했는데, 올해의 경우 논술 100%를 반영해 정원의 50%를 우선 선발한다.
  또 서강대와 이화여대는 논술반영률을 60%로 높였으며, 건국대와 숙명여대도 1단계에서 일정배수를 뽑은 후 논술 100%로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대교협은 “대학들마다 내신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고자 수시모집에서 일반전형을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대교협 자료에 따르면 올해 수시 일반전형 선발 인원은 지난해에 비해 1만8732명 늘어났고, 특별전형 선발 인원은 5129명 줄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일반전형 선발방식, 즉 내신과 논술의 상대적 비중이다. 서울 주요 대학에서 학생부만으로 선발하는 인원 비율은 서울대 0%, 연세대 11.6%, 고려대 17%, 서강대 11.1%, 성균관대 23.8%, 한양대 11.5% 등이고, 성균관대의 경우 수시2-2모집에서 전원 논술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론적으로 수시의 모집인원비율이 57%로 증가된 2009학년도 입시에서 논술의 중요성은 절대 간과할 수 없다.
  수험생들은 교육과정평가원의 6월 모의고사의 결과가 나오면 희망대학의 반영영역 전국등수를 확인, 정시지원 시 합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입시분석기관에서 말하는 “수능 > 내신 = 정시”, “수능 < 내신 = 수시”라는 공식이 바로 이때 적용된다.
  즉 모의고사의 영역별 조합 전국등수로 보건대 희망대학에 갈 수 있다고 판단되면 수능에 더 집중하고, 어렵다고 판단되면 수시로 선회해 논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 대표
02-564-2188 / www.im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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