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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동요하는 TK의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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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한국당(가칭)내 대구-경북(TK)의원들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22일 TK의원들에게는 세가지 언짢은 소식이 전해졌다.
우선 정호용(鄭鎬溶)의원이 22일오전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했다.TK 지역구의원으로는 盧씨 비자금 사건이후 탈당 1호다.TK와 정서가 통하는 정순덕(鄭順德)의원도 이날 총선불참의사를 밝혔다.이래저래 자꾸 외롭기만 한 신한국 당 TK 의원들이다.
정호용의원은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 동반 탈당여부를 묻는 질문에 『개인적 의견교환은 있었다』고 밝혀 후속 탈당을 예고했다.김상구(金相球).최재욱(崔在旭)의원등 2~3명의 이름이 떠오르고 있다.
또하나는 신임 김광일(金光一)대통령비서실장의 발언이다.金실장은 21일저녁 기자간담회에서 『당의 면모를 일신하고 판을 새로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면모일신 발언은 김윤환(金潤煥)대표체제의 개편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민주계 소방수격인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이 즉각 불끄기에 나섰다.姜총장은 『金대표없이 어떻게 총선을 치르나.金대표를 흔들려면 내가 나서서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아무리 해명을 잘한들 없던 것만 못한 발언이라는게 민정계 의 원들의 중평이다. 전두환(全斗煥)씨가 이날도 식사를 거부한채 단식 20일에 접어든 것은 『목에 커다란 생선가시가 박힌 것같은 느낌』(경북 재선의원)을 안겨주고 있다.의원들은 全씨 구속과 단식이후TK 정서가 들끓고 있어 뭔가 획기적 대책이 필요하다 고 이구동성이다.그러나 이날도 「희망」은 보이지 않았다.
지역구에 내려가 있던 몇몇 TK 의원들은 좀더 구체적으로 속앓이를 토로했다.경북 북부의 K의원은 『당에서 해달라는대로 5.18 특별법에 손을 들어줬으면 반대급부가 있어야 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공무원 출신의 다른 의원도 『5.18 표결 때문에 지역구에서얼마나 욕을 먹고 있는데…』라며 동조했다.당명대로 5.18법 통과에 협조해줬는데 오히려 「허주(虛舟.金대표의 아호)흔들기」등 표떨어질 일만 계속된다는 인식이다.
여권 핵심도 최근 TK 의원들의 속마음이 편치 않다는 것을 잘 아는 눈치다.姜총장이 金실장 발언에 조건반사적으로 반발하고나선게 그 증거다.이런 와중에 나오는게 「허주 위상강화론」이다. 허주가 구여권 인사의 영입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한편 TK지역 공천에 대해서도 발언권을 인정해주어야 한다는내용이다.당대표의 실질적 권한 증대를 공인(公認)하자는 수습책이다.민주계 내부에서도 총선승리를 위해 심각히 검 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이수성(李壽成)총리,권오기(權五琦)부총리 기용등 「TK중용책」을 내놓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이를 TK 대책2호로채택할지 주목된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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