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선거운동 하면 손해라는 생각하게 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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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청와대.거대 야당 등 이른바 '살아있는 권력'을 단죄해 '송짱'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던 송광수(宋光洙.사진) 검찰총장이 2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했다.

宋총장은 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과의 불화설, 대선자금 수사, 선거사범 처리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심경을 밝혔다.

그는 최근 촛불집회 주최자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과 관련해 법무부의 조사 방침에 맞서 "나를 직접 조사하라"며 강력 반발했었다. 宋총장은 "康장관과 항상 긴장관계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현안이 있으면 언제든 만난다"며 양측의 갈등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나 宋총장은 체포영장 청구에 대한 음모론적 시각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최근 참여연대 홈페이지에 "宋총장이 康장관을 낙마시키기 위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인 차병직 변호사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런 주장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앞으로 시민단체는 상대방의 입장도 들어가며 의견을 제시하면 좋겠다. 적어도 사실관계는 따져보길 바란다."

숨가쁘게 달려온 대선자금 수사에 대한 소회도 피력했다. 그는 "이번 수사팀은 진짜 무섭게 수사했다. 그러다 보니 조사받은 사람들로부터 불평을 많이 들었다.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정치가 더욱 깨끗해지는 게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큰 전쟁이 있으면 외과적 의료기술이 진보하는 것처럼 대선자금 수사를 오래 하면서 요긴한 수사 정보가 많이 수집됐고, 수사기법도 개선됐다고 자평했다.

宋총장은 남은 임기에도 "앞만 보고 수사하겠다"며 검찰 중립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이번 총선 과정에서 원칙적인 잣대를 적용해 불법 선거운동을 하면 손해본다는 생각을 갖게 할 것"이라며 "수사는 생물과 같아 중요한 단서가 있으면 수사할 뿐"이라고 밝혔다.

특검 무용론에 대해 宋총장은 "그동안 빈번하게 특별검사제도가 도입된 것은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앞으로도 죽으나 사나 수사를 열심히 해서 검찰이 수사하면 특검이 더 이상 필요 없다는 말이 나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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