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가는 시진핑 6자회담 닫힌 문 열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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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호 14면

시진핑(習近平·55) 중국 국가부주석이 17일부터 사흘 동안 북한을 찾는다. 지난 3월 부주석에 취임함으로써 후진타오 주석의 후계자로 사실상 내정된 뒤 처음 나서는 해외 순방. 19일부터는 몽골과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예멘도 방문한다.

시 부주석의 방북이 북·중 두 나라에 갖는 외교적 의미는 남다르다. 누가 뭐래도 혈맹지간인 두 나라가 자국의 후계자로 내정된 인물을 상대국에 보내는 상견례의 의미도 담고 있기 때문이다. 1983년 김정일 당비서의 중국 방문, 93년 후진타오 당시 정치국 상무위원의 평양 방문이 그 예다.

특히 25년 전 41세였던 김정일은 후야오방 중국 공산당 총서기, 덩샤오핑 군사위 주석, 리셴녠 국가주석 등 중국의 실세를 거의 모두 만났다. 의전상 파격이었다. 시진핑의 부친은 북·중 관계 기틀을 다진 저우언라이의 조력자 시중쉰(2002년 사망) 전 국무원 부총리다. 북한이 시진핑 부주석에게 상당한 의전을 베풀 것으로 예측되는 배경이다. 북·중 우호 관계의 공고함을 자연스레 과시함으로써 최근 진전된 북·미, 북·일 관계를 견제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의 방북을 계기로 관심을 끄는 것이 북핵 문제다.

중국 당국은 쓰촨 대지진의 국가적 위기를 넘어서서 온 에너지를 8월 베이징 올림픽에 맞추고 있다. 그 문턱에 북핵 문제가 놓여 있다. 드라마틱한 진전이 있을 듯 보였던 6자회담은 현재 답보 상태다. 핵 신고에서 ‘검증’을 좀 더 확실하게 하라는 미국의 강경 기류, 일본의 대북 중유 지원 보류에 대한 북한의 반발 등이 그 이유라고 한다.

중국으로선 6자회담이 조기에 열려 한반도 상황이 안전모드로 들어가야 하는 입장이다. 현재로선 시 부주석이 6자회담과 관련해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6자회담이 교착됐을 때마다 중국 고위급 인사의 방북이 있었고, 그런 뒤 회담이 재개됐다는 점에서 시 부주석의 방북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지난 주
10일 성 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 평양 방문
13일 OPEC, 올 세계 원유 수요 전망치 하향 조정
14일 中 공청단 대회 폐막, 제1서기 루하오 전 베이징시 부시장 선출

▶이번 주
16일 제8차 ASEM 재무장관 회의(제주)
1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관회의(서울)
17일 ‘인터넷 경제의 미래’ 주제(18일까지)
22일 석유 산유국 및 수입국 정상회담(사우디아라비아 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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