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슈퍼리그 개막 '학수고대' 노장스타 명예회복 벼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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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노병은 죽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 96배구슈퍼리그 개막을 앞두고 세대교체를 예고하는 샛별들의 기세와 이들의 도전에 맞선 노장들의 투혼이 맞부딪쳐 불꽃을 튀기고 있다.
묵은 별들의 선봉은 단연 신영철(31.한전).
트레이너겸 선수인 그는 세계적 세터답게 자신의 손끝으로 약체한전의 돌풍을 빚어내겠다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코트의 귀공자 최천식(30.대한항공)도 나이와 약해진 허리를감안,출격빈도가 비교적 적은 오른쪽공격수로 자리를 바꿔 옛영화(88년부터 3년동안 내리 인기상)를 되찾을 기세다.
이상열(29.LG화재)의 각오는 사뭇 비장하다.
85년2월 대통령배대회에서 가등록선수로 신생 서강대의 돌풍을주도했던 그는 그해 여름 팀이 해체되는 바람에 경기대로 전학해야 했고 실업에서도 잇따른 부상으로 벤치를 들락거리다 게임감각마저 가물해져 아예 잊혀질 뻔한 비운의 스타.
대학거포 구준회.구본왕이 새로 입단,더욱 버거운 처지가 됐지만 이번에야말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이명학(28.현대자동차써비스)도 비슷한 처지.92년까지 윤종일과 함께 중앙공격과 블로킹을 도맡았으나 후배에게 밀려 2년동안 9인제팀으로 유배됐다가 최근에야 해금됐다.
이밖에 김동천(30).최영준(29.이상 LG화재).천성구(29.한전)등도 이번 겨울이 선수생활 연장여부를 가름할 분수령이라는 인식아래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여자로는 지경희(28.현대)가 노장스타의 대명사.
트레이너를 겸한 그녀는 파괴력은 떨어졌지만 게임을 읽는 눈이더욱 총총해져 여차하면 해결사로 투입될 전망.국가대표 이도희(27.호남정유)는 여전히 컴퓨터토스를 자랑하고 있고 한일합섬의유일한 60년대산 김미숙(26)은 고질적인 무 릎부상에도 불구하고 호남정유 6연패를 저지하는 선봉이 되겠다며 벼르고 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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