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단백질 '분자素子' 첫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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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미쓰비시(三菱)전기의 첨단기술종합연구소가 세계 최초로 단백질분자로 반도체와 같은 기능을 하는 「분자소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8일 보도했다.
분자소자가 실용화될 경우 현재 최첨단 기억소자의 1만배에 해당하는 10조비트급의 거대용량 반도체가 탄생하게 된다.미쓰비시전기는 합성단백질 및 그 제법에 관한 특허를 미국과 일본에 출원해 놓고 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연구소는 산토리 기초연구소와 공동으로 인공적으로 설계.합성한 단백질분자를 금속제 전극 위에 늘어놓고 전압을 가한 결과 분자소자가 전류를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게 하는 정류기능을 갖고 있음을 증명했다는 것이 다.정류작용은반도체의 바탕인 다이오드의 핵심기능이다.
이번에 합성한 단백질은 생물의 세포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천연 단백질에다 비타민의 일종을 결합해 만든 것으로 크기는 1㎜의 4만분의 1.
미쓰비시연구소는 『생물세포에는 단백질들끼리 전자를 주고 받으며 정보를 전달해 생명을 유지하는 기능이 있는데 분자소자는 생물의 이러한 구조를 본떠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자소자는 제조기술과 신뢰성 등 실용화하기에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그러나 실리콘 등 무기물질을 이용한 현재의 반도체가 미세가공의 한계에 부닥친 반면 분자소자는 재료의 성질 자체가 수(數)기가비트의 메모리를 갖고 있어 21세기에 실용화될 핵심기술로 꼽힌다.
도쿄=이철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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