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중국문화지도 <22> 순두부·튀긴 빵·국수 … 1500원이면 배 두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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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허또푸팡에서 3위안(450원)이면 먹을 수 있는 요우 티아오<左>와 순두부.

중국에도 우리나라의 ‘놀부’나 ‘BBQ’처럼 서민들이 즐겨찾는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있다. 허름한 인테리어와 깔끔하지 않은 서비스 등 상류층이 자주 이용하는 호화스러운 접대형 대형 레스토랑에 비하면 부족한 게 태반이다. 그러나 얇은 지갑이라도 가볍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매력으로 중국 곳곳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침 출근길에 간단하게 속을 달랠 수 있는 곳도 있고, 저녁 퇴근길에 한잔하며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물론 점심 식사도 가능하다. 비록 국수 한 그릇이지만 소고기 육수에 고기도 몇 점 올라간다. 비용은 한 집에 일인당 10위안(1500원) 이면 충분하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은 체인점 몇 곳을 골라 소개한다.

◇용허또푸팡(永和豆腐坊)

중국인들이 아침에 많이 먹는 음식 가운데 하나가 요우티아오(油條)다. 요우티아오는 밀가루 반죽을 막대기처럼 길게 늘려 기름에 튀긴 것. 주로 콩물이나 순두부와 함께 먹는다. 길거리 리어카에 둘러서서 먹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 데, 이를 프랜차이즈 식당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주 메뉴는 순두부(豆腐腦, 또푸나, 2위안). 야들야들하고 따끈한 순두부를 푸짐하게 그릇에 담아 소스를 한 국자 뿌려 준다. 요우티아오는 한 개에 0.5위안. 우리나라 400원도 안 되는 돈으로 아침을 해결할 수 있다. 요우티아오 대신 밀가루 전병(煎餠)을 먹는 사람들도 많은데 1위안 어치만 사도 충분하다. 반찬 격인 샤오차이(小菜)도 몇 가지를 선택하는 데 1위안이다. 출퇴근 길 주머니가 가벼운 근로자들이 주 고객이다. 순두부와 밀가루전병은 한국인의 입맛에 거부감이 덜하다.

◇쑤스뉴로우미앤(蘇氏牛肉面)

신쟝(新疆)의 우루무치(烏魯木齊)에 본점을 둔 국수전문 체인점. 즉석에서 손으로 국수를 뽑아 국물에 말아준다. 손님들의 요구에 따라 가늘게 뽑기도 하고, 콴티아오(寬條)라고 해서 넓게 뽑아 주기도 한다. 양손의 손가락을 사용하여 국수발을 뽑아내는데 한국의 수타면을 보는 것처럼 재미나다. 국물은 무와 소고기로 우려낸다. 우리네 갈비탕 국물처럼 맑으면서 짙은 맛을 낸다. 국수 위에 소고기 몇 점과 파, 샹차이(香菜), 고추기름을 얹어 준다. 매운 맛에 겨울철에 먹으면 몸이 후끈해지고, 여름철엔 땀방울이 송송 맺힌다. 뉴로우미앤(牛肉面)을 제대로 즐기려면 천추(陳醋)를 넣어야 한다. 독특한 감칠 맛이 생기기 때문이다. 뉴로우미앤 보통은 6위안, 곱빼기는 7위안. 다른 메뉴는 고기소를 가득 넣은 두툼한 빙(餠, 2위안)과 신장 특색의 양고기 촬(2위안)이 있다.

◇이소우디앤(一手店)

중국에선 한국의 치킨집처럼 간단히 한 잔만 할 장소를 찾기 힘들다. 보통 한 상 푸짐하게 차려놓고 여럿이 마시기는 분위기다. 굳이 두 세 명이 조촐하게 요리 한 두 접시 시켜놓고 한잔 하려면 동네의 지아오즈관(餃子館, 만두집)이 만만하다. 이소우디앤은 중국 서민들이 애용하는 훈제요리 체인점이다. 훈제 족발·소시지·햄 등이 먹을 만하다. 다른 요리도 많은데 메뉴판 보고 주문하기 어려운 형편이면 진열된 훈제 메뉴를 보고 조금씩 다양하게 고르는 게 무난하다. 혹시 입에 맞지 않는 것이 있을 수 있어서다. 훈제 족발(500g) 18.8위안, 훈제 소시지(500g) 9.8위안.

이훈(중국 선양 교민지『4U』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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