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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본 코엘류호 문제점 "저마다 스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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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와의 어이없는 무승부로 한국 축구 대표팀이 다시 코너에 몰렸다. 5개월 전 '오만 쇼크'는 보약이라고 자위했다.

그래서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에게 한번 더 힘을 실어주자는 게 대세였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경우를 겪으면서 '믿고 기다리는' 미덕을 배운 것도 한몫했다. 하지만 아시안컵이 107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의 잇따른 졸전으로 감독 교체론이 또 불거졌다. 축구 전문가들은 "뭔가 다잡지 않으면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 세대교체 필요성 생겨

◇신문선 SBS 축구해설위원=지난해 베트남.오만전 패배가 이변이 아니라는 게 확인됐다. 자칫하다 더 큰 '사고'도 나올 수 있다. 대표팀에 스타가 너무 많다. 팀워크가 생명인 축구에는 책임감과 희생이 중요하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 받아먹을 생각만 할 뿐 만들어주는 사람이 없다. 아르헨티나는 2002년 월드컵에서 탈락한 뒤 화려한 멤버 중 두명만 남기고 물갈이했다. 세대교체가 아니라도 인적 구성의 변화는 필요하다. 해외파가 오면 국내파가 밀리는 상황에서 팀내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코엘류 감독이 스타를 압도하지 못하는 점도 문제다.

*** 느슨해진 선수들 다그쳐야

◇김광명 전 협회 기술 부위원장=선수들의 나태함이 확연했다. 원정경기에서 예상되는 불리한 심판 판정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했다. 또 상대를 얕잡아 보고 쉽게 생각했다.

그럴 때 필요한 게 선수들을 다그칠 엄한 호랑이다. 지금 대표팀에는 호랑이가 없다. 히딩크 감독 시절 선수들이 느슨해지면 정해성(현 부천 감독)코치가 다그쳤다.

선수 선발과 기용도 문제다. 얼굴 부상으로 헤딩이 불가능한 설기현이 공격수로 기용됐다. 코엘류 감독이 온 지 1년이 넘었는데 포지티브한 변화가 안 보인다. 감독의 한계처럼 보인다. 더 나빠진 걸 깨달았을 때는 늦을 수 있다.

*** 홍명보 같은 구심점 필요

◇이용수 KBS 축구해설위원=홍명보가 떠난 뒤 구심점이 없다. 경기장 안팎에서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가 필요하다.

대표선수들의 나태함도 리더의 부재에서 오는 것이다. 철저한 준비가 없었던 점도 이번 결과를 불러왔다. 상대가 밀집수비로 나올 것이 뻔한 상황에서 공략 방법을 구상했어야 되는데 전혀 연구하지 않은 것 같았다. 올림픽팀이 이란 테헤란의 고원 경기를 위해 고지적응 훈련을 했던 것처럼 대표팀도 몰디브의 무더위에 대비했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올림픽팀과 비교해 축구협회의 대표팀 지원이 미흡한 감이 있다.

정리=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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