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를 갈대숲으로 … 인공·자연 조화 꾀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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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당인리발전소 재활용 디자인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한국해양대 김가은·박경한·엄민호씨(왼쪽부터).

한국해양대 해양공간건축학부의 엄민호(26·4학년)·박경한(25·3학년)·김가은(21· 2학년)씨. 이들은 두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학교가 있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10여 차례를 오갔다. ‘당인리발전소 재활용 디자인공모전’에 응모한 이들은 작품 완성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부지런히 현장을 답사했다.

근대문화유산 보존운동 시민단체인 도코모모코리아(회장 윤인석 성균관대 교수)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공모전이다.

이들이 부산에서 서울을 오가며 만든 ‘기억의 영속(The Persistence of Memory)’이 대상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상금 500만원)을 차지했다. 작품 지도는 같은 학부 오광석·안웅희 교수가 맡았다.

팀장 엄민호씨는 “우리가 낸 아이디어를 채택하면 발전소 부근 강변북로가 부산 광안대교처럼 아름답게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광안대교는 현재 전세계에서 관광객을 모으는 한국의 명물이 됐다. 부산의 성공사례가 한강변의 발전소 터라는 황량한 공간을 서울의 새로운 명물로 만드는 아이디어를 제공한 셈이다.

이들이 대상을 받은 작품은 현재의 발전소 부지를 갈대숲으로 조성한 뒤 인공(발전설비·폐철도 등)과 자연(한강·여의도)을 어우러지게 만드는 게 기본 개념이다.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유걸 건축사(아이아크 건축 대표)는 “대상 수상작은 용도 폐기된 산업구조물과 자연이 만나 구축된 환경이 창조적 가능성을 느끼게 해 주는 독특한 작품”이라고 평했다.

3월 3일부터 5월 말까지 치러진 이번 공모전에는 전국에서 대학생·일반인 등 626개 팀이 응모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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