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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2003년 순익 30%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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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12월 결산 상장.등록 기업들이 경기침체의 여파로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521개 상장사들의 지난해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감소하면서 순이익이 전년보다 30% 줄어든 18조2609억원에 그쳤다. 제조업과 금융업 간의 실적 차이가 두드러진 가운데 제조업종별.기업규모별로 실적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제조업은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도 순이익은 전년보다 6.5% 늘어나 사상 최대규모인 25조2512억원을 기록했다. 장사를 얼마나 실속있게 했는지를 나타내는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도 1000원당 88원으로 지난해(80원)를 크게 앞질렀다. 또 제조업의 부채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100% 아래로 떨어졌다. 투자 축소와 긴축 경영을 통해 현금을 대량 확보한 결과다. 부채비율이 낮은 게 반드시 좋은 현상은 아니지만 어쨌든 재무구조는 튼튼해졌다.

업종별로 음지와 양지의 격차는 확연해졌다. 세계경기의 회복세를 타고 철강.조선.자동차 등 주력 수출업체들이 호조를 보였고, 관련 업종인 건설업.운수장비업.철강금속업.화학업 등의 실적도 좋아졌다. 내수 침체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금융업은 6조9904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LG카드는 5조5000여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상장사 전체의 순이익을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코스닥의 경우 12월 결산 767개 등록법인의 매출액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순이익은 25.4% 줄어들었다. 특히 정보기술(IT)업종에 속한 340개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5.1% 줄었고 적자 규모도 1663억원으로 더욱 확대됐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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