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끌어안기 본격나선 JP-전두환씨 구속후 대구정서 탐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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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가 13일 전두환(全斗煥)씨 구속이후 처음으로 全.노태우(盧泰愚)씨의 근거지인 대구를 찾았다.
대구서을 지구당(위원장 崔雲芝)개편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박준규(朴浚圭)최고고문.김복동(金復東)수석부총재.박철언(朴哲彦)대구경북시도지부장.구자춘(具滋春)의원등 TK(대구.경북지역)출신 당직자들이 대거 수행했다.
서울에서 소급입법 특별법안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힌 뒤바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 비판적인 이 지역에 내려와 정치 세몰이에 나선 듯한 인상이다.
金총재는 막바로 14일엔 마산합포구 지구당대회에 참석해 「호랑이 굴」인 PK(부산.경남지역)공략에 나설 작정이다.
대담하고 자신감있는 행보다.
아닌게 아니라 대구.경북의 민심은 金총재의 이같은 행보를 고무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는 것 같다.
「환영 김종필 총재 래구(來邱)」라는 현수막이 걸린 서구의 금성예식장은 3층과 계단.복도까지 1,000명 가까운 당원으로가득찼다.
옛 민자당의 전국구 의원이었다 탈당한 崔위원장에 의해 동원된당원으로 보기엔 너무 많은 인파가 모인 것이다.
金대통령의 최근 「역사청산 조치」에 대해 의견을 묻자 한 당원은 대뜸 『지(자기)는 죄 안지었나』고 퉁명스레 대답했다.
그렇다고 JP를 영웅시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다른 지구당대회에서 늘상 나오던 『김종필』『김종필』을 외치는연호를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박철언부총재는 대구.경북 민심을 『한마디로 정치적 아노미(일탈)현상에 정신적 공황상태』라고 규정했다.
반YS정서와 정치적 배신감이 결합돼 이런 상황을 만들어냈다고주장했다.
盧씨가 구속될 때만 해도 그저 「착잡한」 반응이 주류였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全씨를 아침밥도 안 먹이고 전격구속』하면서 급속도로 이반하기 시작했고 金총재가 「내란죄 소급처벌 반대」성명을 내면서 『우리 생각과 똑같다』며 자민련 입장에 동조하는 시민들이 많아졌다고 박정영(朴正永)성주-고령위원장이 밝혔다. 이 지역 자민련 위원장들은 한결같이 『대구든 경북이든 신한국당(가칭)은 택도 없다』는 주장이다.다만 신한국당의 현역의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자민련과 경쟁한다면 그건 인물에 따라 표가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한다.
金총재는 대구로 떠나기전 중앙당 당무회의에서 박규식(朴珪植.
부천 소사)의원.이원범(李元範)전의원으로부터 『총재의 기자회견으로 자민련이 마치 수구.반동세력인 것처럼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는 항의를 받았다.
그런 항의에 웃으며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던 金총재다.
결국 충청권과 대구.경북지역 유권자,보수계층의 표나지 않은 민심을 훑으면서 내년 총선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대구=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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