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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음악인생 20년 색소폰 첫 독집음반 내고 기념공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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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색소폰 연주자 이정식(35).그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지명도가더 높은 한국의 대표적인 재즈연주자다.음악생활 20년 경력의 베테랑 이정식이 비로소 첫 독집 음반 「Passion」을 낸다.재즈붐에도 불구하고 걸출한 아티스트에 대한 「 예우」가 너무나 늦었다는 점에서 불행이지만 그의 작품들이 뒤늦게나마 빛을 보게 됐다는 점에선 더 없이 다행스런 일이다.
이번 음반은 이정식이 틈틈이 작곡해 둔 5곡과 소니 롤린스의연주로 널리 알려진 『St.Thomas』등 6곡으로 구성돼 있다.전체적으로 복고풍의 비밥 스타일을 기본으로 삼고 현대재즈적인 요소를 가미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곡은 『Spiral Mist』.이 곡은 일제치하 식민지 민중의 한을 담은 홍난파의 『봉선화』를 모티브로하고 있다.전면에 암울한 분위기가 넘치는 가운데 전통악기인 장구로 리듬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색소폰으로 국악 기 태평소의 선율과 전통적 정서인 정한(情恨)의 세계를 표현했지만 전혀 무리가 없다.
첫 곡인 『Lisa』가 밝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데 비해 두번째 곡 『Honky Donky』는 격정이 넘치는 곡이다.마치 판소리의 명인이 목에서 피를 토해내듯 터져나오는 이정식의 색소폰 솔로와 미요시 이사오의 기타속주가 잘 어우러진 다.
이정식은 길옥윤.이봉조.정성조등 한국 색소폰 연주자의 계보를이어 받고 있는 인물.특히 최근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한상원.한충완.김광민.정원영등 미국 버클리음대 유학파 재즈 뮤지션들과 달리 철저히 밑바닥 무대에서부터 음악적 경력과 수련을쌓은 순수 국내파라는 점에서 그의 위치는 더욱 돋보인다.
그는 학창시절 밴드부에서 악기를 처음 접한뒤 무명시절 변두리클럽.유랑극단등을 전전했다.연주자로서의 명성을 쌓은 지금도 국내 가수들의 음반녹음에 세션맨으로 참여해 받는 연주료가 주수입원으로 「배고픈」생활은 크게 변함이 없다.
이정식은 16일과 17일 이틀동안 서울연강홀에서 독집음반 발매를 기념하는 공연을 마련한다.녹음 과정에서 협연한 이토 게이타(베이스)등 일본 연주자들,장구 연주자 정철기와 함께 신곡들을 발표할 예정.708-5001.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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