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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cover story] 위크앤팀이 찍은 괴물체 과연 뭘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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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 UFO(미확인 비행물체)를 촬영 중인 위크앤팀.

"길이 1㎞ 초대형 비행물체" 전문가도 놀라

취재팀은 오후 3시10분 이후에도 대여섯 차례 촬영에 성공했다. 그중 오후 3시49분 촬영 때엔 변기자가 '이상한'비행 모습도 포착했다. "비스듬히 대각선으로 날아가다 갑자기 각도를 70도 가까이 틀면서 위쪽으로 상승 비행했다."

오후 4시2분. 마지막으로 촬영된 이 장면엔 '단체 비행'모습이 잡혔다.

권기자는 "이번엔 두대가 같이 날아갔다. 하나가 먼저 날아간 뒤 바로 또 한대가 뒤따라 날아가는 모습이다"라고 소리친다.

촬영이 끝났다. 변기자는 사진 말고도 자신이 켜놓은 캠코더로 유일하게 미확인비행물체가 빛을 내며 날아가는 동영상을 찍는'행운'도 얻었다.

사진 스튜디오에 모여 이날 촬영한 비행물체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결론은 "잘 모르지만 뭔가 빨리 날아가는 물체인 것은 분명하다"였다.

실제로 변선구 기자가 가장 크게 잡았다고 한 사진을 컴퓨터상으로 확대한 결과 하얀색의 타원형 물체였다. 어찌됐던 이날 관찰 결과를 종합해 보면 그 비행체는 ▶원추형 또는 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은색이나 하얀색으로 밝게 빛나며▶상당히 빠른 속도로 날았다.

28일 오후 2시. week&팀은 전날에 이어 다시 관측에 나섰다. 이번엔 1700㎜렌즈까지 동원했다. 그러나 약 두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촬영은 실패로 돌아갔다. 태양 주변에 구름이 잔뜩 끼어 있는 기상 조건 때문이었다.

29일 취재팀의 사진을 '정밀 판독'한 전문가들은 기대 이상의 답변을 내놨다.

한국천문연구원의 김봉규 박사(천문정보연구그룹장)는 변기자가 디지털카메라로 잡은 연속사진 7장을 정밀 분석한 뒤 "김포공항에서 뜨는 비행기는 아니다. 상승 각도가 가파르고 속도가 비행기보다 훨씬 빠르다"며 "결론적으로 이 비행체의 정체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박사는 "김포공항이 중앙일보에서 20㎞쯤 떨어졌다고 가정할 때, 만일 사진에 잡힌 게 비행기였다면 시속 1만㎞가 나온다. 그건 불가능하다. 또 400㎜ 렌즈라면 비행기의 형체가 잡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박사의 설명을 더 들어보자.

"우선 물체는 진행방향으로 긴(로켓 형태의) 모양이다. 사진의 물체 크기는 길이가 7픽셀(사진 그림을 형성하는 화소), 폭이 2픽셀이었다. 물체가 순식간에 많이 움직여 긴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계산 결과 이 가능성은 없었다. 7장의 사진 전체를 놓고 보면 물체는 1초 동안 350픽셀을 움직였다. 한장을 찍는 4000분의 1초 동안에는 0.1픽셀도 안 움직인다. 결국 사진을 찍는 4000분의 1초 동안 물체는 화면 상에서는 움직이지 않았다는 얘기이므로, 물체 자체의 모양이 길쭉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는 또 "비행 속도를 보면 저궤도 위성과 비슷하나 너무 크다. 위성이 지구상 300㎞(저궤도 위성의 일반적인 고도)에 떠 있다고 가정하고, 촬영 시간에 태양 정도의 고도(약 30도 정도)에 있다면, 관측자로부터 거리는 약 600㎞다. 여기에 렌즈와 카메라 기종을 감안하면 물체는 길이가 100m라는 결론이 나온다. 지금 짓고 있는 우주정거장이 30m 정도이고, 위성은 이보다 훨씬 작다. 이렇게 큰 위성은 없다. "

김박사는 변기자가 잡은, 가장 크게 잡은 비행물체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했다.

"이건 더욱 수수께끼다. 역시 비행기는 아니고 위성이라면 크기가 1㎞라는 결론이 나오는데, 말이 안 된다. 단, 이 사진은 파일이 훼손돼 자세한 분석이 불가능하다."

대한항공 본사에서 만난 민항기 조종사들 역시 캠코더 영상과 사진 판독을 본 뒤 놀라워했다.

조종사들은 "비행 도중 가끔 보는 혜성도 아니고 일반 비행기나 전투기도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레 입을 모은다. 마하 3 이상으로 비행이 가능한 고공정찰기(SR-71).무인비행물체.저궤도 인공위성일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수십 차례 반복해서 동영상을 본 뒤로는 그 의견 역시 쑥 들어갔다.

B747-400기종을 조종하는 홍석표 기장은 "전투기 등 항공기 중에 불빛을 내는 기종이 있지만 반짝하고 점멸한다. 그러나 영상으로 확인한 비행물체는 분명 계속 발광하는 비행물체"라고 판독했다.

F16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홍기장은 또 "비행 모습이나 속도를 보면 미사일과 비슷해 보이나 두 시간 내에 그것도 육상 쪽 방향에서 10여차례 이상 잡혔다면 우리나라 군사 관련법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경희대 위성추적연구팀은 변기자가 디지털카메라로 잡은 연속사진 7장을 본 뒤 저궤도 위성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몇 가지 의문점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움직임이 미국 항공우주국의 과학위성인 SERT2의 궤도와 거의 같다. 그러나 위성이 이렇게 밝을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노출시간 2000분의1 ~ 4000분의 1초라면 위성은 사진에 나오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는 주로 밤에 관측해서 낮에 실제 촬영은 해보지 않았다. 그러나 낮에도 60분의 1초는 돼야 나온다고 한다."

사실 보통 사람들이 날아가는 UFO를 목격할 확률은 복권 1등 당첨 가능성만큼이나 작다. 하지만 UFO목격담은 성서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UFO연구가인 마리오 파자글리니 같은 이는 구약성서에 묘사된 각종 바퀴들, 빛, 구름 등이 실은 UFO라고 주장할 정도다.

국내에도 UFO를 봤다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기술의 발달로 목격담에 그치지 않고 사진이나 영상으로 '증거'를 제시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김선규씨(신문사 사진기자)가 1995년 경기도 가평에서 찍은 UFO의 비행 장면이다. 이 사진은 세계적으로도 진귀한 자료로 꼽힌다.

그러나 UFO조사 분석센터에서 2002년부터 2년간 접수한 국내 UFO 촬영 사진의 약 98%가 다른 물체를 혼동하거나 조작한 사진이라고 한다. UFO로 추정되는 사진은 340여점 중 네댓장에 불과하다는 것이 서소장의 얘기다.

과연 week&팀이 사진으로 담은 것은 무엇일까.

글=표재용.권혁주 기자
사진=권혁재.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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