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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125) 경기 안산 상록을 한나라당 이영해 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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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범국가적인 입법 활동에 심혈을 기울여야죠. 국회의원은 지역 대표자로서 지역 현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만, 지금 같은 국제화 시대엔 외국과의 경쟁에 대처하는 입법 활동이 중요합니다.”

경기 안산 상록을에서 한나라당 간판으로 출사표를 던진 이영해(50) 한양대 교수(산업공학)는 국내보다 해외 학계에 더 잘 알려진 학자다. 우선 2002년 영국 국제인명센터(IRC)가 선정한 ‘세계 1000명의 학자들’(One thousand of Great Scholars)에 선정돼 국제적으로 공인된 학자의 반열에 올랐다. 미국의 BWW 출판사가 뽑은 ‘500인의 탁월한 인사들’(500 Profiles in Excellence)과 세계적 인명사전인 ‘마키즈 후즈후’ 2003년 판에도 실렸다. 이런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가 새삼 정치에 입문한 이유는 ‘이제 정치권에도 국제적인 마인드를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치인도 경영 마인드가 있어야 합니다. 경쟁력 없는 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되듯 국민에게 선택 받지 못한 정당도 도태돼야 합니다.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 심한 지금이 기존의 낙후된 정치문화를 개선할 적기예요. 그러자면 정치인들도 경영 마인드로 무장해야 합니다.”

이 후보가 출마하는 안산 상록을은 이번에 신설된 선거구다. 각 당은 상품성 있는 전문가 그룹을 내세웠고, 그런 만큼 신진들간의 치열한 쟁탈전이 예상된다. 더구나 그가 공천을 받은 한나라당은 이 지역에서 15,16대 총선 때 연패했다. 이래저래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상품성’면에서 이 후보는 경쟁 후보들에 비해 손색이 없다. 앞서 언급한 경력 외에도 SCM(Supply Chain Management) 학회 회장, 국제물류 및 SCM연맹 부회장, 한양대 물류 및 SCM연구센터 소장, (사)21세기 분당포럼 대표, 전국포럼연합 상임대표 등을 역임했다. 특히 SCM에 관한 한 그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다. SCM은 기업의 구매·판매에 관한 모든 정보를 토대로 최적의 공급망 조건을 산출해 비용을 절감하고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는 시스템. 그는 국내 SCM 기술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한국 SCM학회 설립을 주도했고, 정부와 산업계를 대상으로 SCM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업계에선 이런 그를 ‘SCM 전도사’라고 부른다.

“SCM은 단순한 정보 시스템이 아닙니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경영 프로세스예요. 정보 시스템은 주로 특정 기업의 정보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SCM을 도입하면 산업 전반의 정보화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죠. 이런 시스템이 정치권에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현 정치권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고비용 저효율 아닙니까? 이를 극복하려면 정당들도 감량 경영을 해야 돼요. 중앙당을 슬림화하고 정책정당으로 나가야 합니다.”

▶ 이영해 후보는 “21세기엔 정보·지식·창조성을 갖춘 인적 자원과 이를 밑받침할 국가 경영 시스템이 바탕이 돼야 국가 경쟁력이 창출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가 삼류인데 경제가 일류일 수 없다”며 저비용 고효율의 국가 경영 시스템과 더불어 국민들에게 희망을 제시하는 정치시스템이 갖추어 져야 한다고 강변했다. 사진=장승윤 월간중앙 기자

그는 여의도에 입성하면 ‘제조업 공동화’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이 정부와 정치권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안산의 경우 공동화 현상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안산엔 반월공단·시화공단이 있고, 많은 주민들이 이들 공단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불황이 장기화하고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가중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경제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처하려면 단순 조립가공 형태의 제조업에서 벗어나야 돼요. 유전공학 등 첨단 산업을 유치하는 한편 기존 산업의 정보화도 꾸준히 이루어 나가야 합니다.”

강단에서 이공계 학생들을 직접 가르쳐 온 그에게 이공계 위기에 대해 물었다. 이 후보는 우선 현장 경험과 전문성이 있는 사람들을 초빙해 실질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론에 강한 박사학위 소지자도 필요하지만 실무경험이 많은 최고경영자, 탁월한 행정가들도 강단에 서야 폭넓고 생생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야 이공계 학문의 기초가 탄탄해 진다고 역설했다.

“이공계 출신들의 공직 진출 확대는 행정직을 약화시키는 게 아닙니다. 과학 기술 중심 사회의 도래에 부응해 새로운 행정 수요에 대비하는 거예요. 지식정보화 사회의 인프라를 갖추려면 정부가 이공계 인재 양성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이 후보는 한편 포럼 문화를 대중화하는 데 일조했다고 자부했다. 2000년 ‘21세기 분당포럼’을 만들어 각 분야의 석학과 정치·경제계 리더들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였고, 이 일로 토론문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해엔 전국 34개 포럼이 참여한 ‘전국포럼연합’을 설립해 상임대표를 맡았다.

“국회의원들도 우리 산업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함께 토론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 줘야 합니다. 등원하면 그동안 종사한 산업공학을 십분 활용해 지역경제와 국가산업 발전에 일조하겠습니다.”

김미정 월간중앙 정치개혁포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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