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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야기] 천식약 … 투여 방법, 약효 따라 종류 천차만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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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가 드나드는 길인 기도(기관지)가 막히는 병이 천식이다. 갑작스러운 호흡곤란·발작적인 기침·천명(숨을 내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 등 ‘3대 증상’을 일으킨다.

본인이나 자녀가 천식 진단을 받으면 크게 낙담한다. ‘치료해도 낫지 않는 병’으로 오해해서다.

천식이 난치병인 것은 사실이나 길은 있다. 첫 단추는 회피 요법이다. 집먼지 진드기·곰팡이·꽃가루 등 원인 물질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다. 다음은 천식약을 이용하는 약물요법이다(한양대병원 호흡기내과 윤호주 교수).

천식약은 너무 다양해서 환자는 물론 의사도 선택에 애를 먹는다.

두 가지 기준에 따라 천식약은 분류된다.

첫째, 약의 투여 방법에 따라 경구약(먹는 약)과 흡입약(들이마시는 약)으로 나뉜다. 경구약은 복용이 편하다는 것이 장점. 그러나 효과가 흡입약에 비해 느리고 빈맥(맥박 수 증가)·심계 항진(심장이 빠르게 두근두근거림)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을 지닌다.

선진국에선 흡입약이 천식의 기본 치료법. 경구약보다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빨라서다. 약점은 환자가 말귀를 알아들을 수 있는 나이가 돼야 처방이 가능하다는 것. 흡입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으면 투약 과정에서 기관지 외로 새 나가는 양이 최대 80%에 달한다.

흡입제 사용을 불편해하는 환자에겐 붙이는 약(‘후쿠날린’, 팔뚝에 붙인다)과 씹어먹는 약(‘싱귤레어’ 등)이 대안이다.

둘째, 약효에 따라 기관지 확장제와 염증 치료제로 구분된다. 기관지 확장제는 다시 속효성과 지속성으로 세분된다. 천식 발작이 와서 숨 쉬기조차 힘들어할 때는 속효성 약이다. 바로 기관지를 열어줘야 호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속효성 약은 천식 환자의 ‘응급약’인 셈이다. 이 약의 효과는 ‘속전속결’. 투여 후 3분이면 약효가 나타나며 4∼6시간 뒤 사라진다.

지속성 약도 좁아진 기관지를 넓혀 숨쉬기를 편안하게 한다는 점에선 속효성 약과 다를 바 없다. 차이는 작용 시간이다.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대신 12시간가량 유지된다. 그래서 지속성 약을 천식 ‘조절약’이라 부른다.

지속성 약 가운데 널리 알려진 것(성분명)은 테오필린·아미노필린·독소필린 등이다. 테오필린은 커피의 카페인과 비슷한 구조·기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커피·콜라·초콜릿·녹차 등 카페인 음료와 함께 복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염증 치료제는 천식 ‘예방약’이다.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거나 붓는 것을 막아준다. 항히스타민제·스테로이드제·류코트리엔 길항제(‘싱귤레어’‘오논’‘아콜레이트’ 등) 등이 있다. 이 중 항히스타민제는 기도를 넓혀주지는 못하지만 기도의 수축을 억제, 천식 발작을 예방한다. 먹는 스테로이드제는 주로 항히스타민제의 효과가 없을 때 복용한다. 고혈압·당뇨병·골다공증·성장 지연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강동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정희 교수).

전문의들이 천식 예방약으로 먹는 스테로이드제 대신 스테로이드 성분이 든 흡입약을 추천하는 것은 이래서다. 류코트리엔 길항제는 염증 유발물질인 류코트리엔의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이다.

국내 병원에선 항히스타민제(최저가)·스테로이드 성분 흡입약·류코트리엔 길항제(최고가) 순서로 약을 처방한다.

기관지 확장과 염증 치료 효과를 함께 지닌 복합약도 등장했다. ‘심비코트 터부헬러’‘세레타이드 디스커스·에보할러’‘컴비벤트 에어로솔’ 등이다. 이런 약들은 기존의 천식약보다 효과가 낫지만 값이 비싼 게 흠이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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