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앤 크루거 스탠퍼드大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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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8.9일 이틀동안 중앙일보사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최하는 '한국경제반세기: 역사적 평가와 21세기비전'국제세미나에참석차 내한한 앤 크루커(스탠퍼드대)교수와 한국경제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인터뷰를 가졌다.
-정부개입은 미래의 한국경제발전과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는데.
『정부는 개입을 통해 경제의 방향을 정하고 또 사회간접자본을마련하는 두가지 역할을 한다.경제가 발전하면 정부가 매사를 결정하는 식으로는 효율을 높이기가 어려워 진다는 데 있다.따라서개별산업에 대한 개입보다는 모든 산업에 균등한 유인책을 써야 하고 또 합리적인 기준과 명료한 절차에 의해 정책을 수행해야 한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건전한 한국경제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있다.그런가하면 세계경쟁에는 기업규모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주장도 있다.이 둘을 조화할 수 있는 방법은.
『내가 파악하기로는 한국은 60,70년대에 비해 80년대이후경제력 집중이 완화됐다.경제력 집중은 국내와 국외를 구분해야 하고,또 규모 자체보다는 시장지배력을 따져야 한다.예를 들어 재벌이 보호된 국내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면 문제다 .따라서 답은보호철폐와 개방이다.기업의 규모는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것이다.』 -각종 지원에도 불구하고 경기양극화 등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국내적으로 경쟁여건을 강화하면서도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은.
『기업의 흥망은 정상적인 경제성장 과정이다.한국의 경우 지원책보다는 새로운 기업에 자금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금융환경이냐가 관건인 것 같다.』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취약하고 또 자본유출.입이 허용된 상태에서 금융정책을 수행하기가 어렵다고 해 한국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에 대해 반대가 심하다.
『OECD가입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조정기의 문제일 뿐이다.OECD가입에 따른 제도개편도 수년에 걸친 잠정기간을 거쳐 실시할 뿐만 아니라 한국이 이제는 세계금융시장과 통합돼야 하는발전단계라는 점 등을 생각하면 가입이 도움이 된 다.
자본유출.입으로 금융정책을 펴기가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지만금융정책이 선진경제의 전체흐름과 일관성을 가지게 된다는 점에서도움도 된다.만일 한국정부가 금융정책 수행능력이 없다고 한다면「정부실패」를 스스로 인정하는■격이 된다.』 김정수 경제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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