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경쟁 나선 박희태·정몽준 같은 건물 4층에 캠프 꾸려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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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차기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7·3 전당대회’에 시동을 걸었다. 24일 후보 등록을 받아 열흘간 선거 운동에 돌입한다.

당 대표 자리를 놓고 2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박희태(左) 전 국회부의장과 정몽준(右) 최고위원은 현재 여의도 국회 앞 대하빌딩 4층에 나란히 캠프를 꾸린 상태다. 방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사무실이 이웃해 있어 벌써부터 거센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먼저 실무 준비단을 가동하고 있는 쪽은 박 전 부의장 측이다. 이명박 경선선대위 언론특보 출신인 김효재 의원이 사실상 단장 역할을 맡고 있다. 김 의원은 “쇠고기 파문으로 정국이 어수선한 때에 전대를 치르게 돼 아쉽다”면서 “최대한 조용한 행보로 대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부의장 측은 최근의 정국 변화를 꼼꼼히 확인하면서 공식 출마 선언 시점을 조율 중이다.

입당 6개월 만에 당권 도전을 선언한 정몽준 최고위원 측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정 최고위원 측은 대중적인 인기도에 비해 당내 입지가 취약한 것을 약점으로 보고 당 소속 의원들과의 접촉을 확대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정 최고위원 측의 홍윤호 언론특보는 “얼굴이 많이 알려져 있어 (30% 반영되는) 여론조사에선 앞설 것”이라면서 “당내 대의원들을 상대로 정 최고위원의 진면목을 알리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달 중순께 공식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새 인물 떠오르나=현재까지 전대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은 모두 6명. 최고위원이 5명인 것을 감안하면 경쟁률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6·4 재·보선에 참패하면서 전대 구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수도권 지역의 재·보선 참패로 당의 간판을 수도권 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경기 의왕-과천 출신인 안상수 전 원내대표의 출마설이 흘러나오는 근거다. 안 전 원내대표는 “(당 대표 출마를) 좀 더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의원 등 당내 소장파들의 당권 도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쇄신파가 여권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논리 때문이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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