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장벽현지화로넘는다>下.현지변화에 적응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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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해외진출 기업의 현지화에 있어 투자환경의 변화는 적을수록 좋다.그만큼 빨리 현지에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정(政情)이 불안한 남미에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환경 때문에 애로를 겪게 마련.심한 인플레에 시달린 브라질이 대표적이다.이곳에서의 현지화는 기업외적 환경변화에 대한 신속한대응이 핵심을 이룬다.
상파울루 현지 신문은 최근 현대자동차가 브라질 진출을 중단했다는 기사를 실었다.하지만 현대는 일찌감치 브라질보다 베네수엘라를 투자지역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브라질의 불투명한 투자환경이이유였다.
예컨대 브라질은 올봄 자동차 수입관세를 70%의 고율로 정했는데 내년에는 100%이상으로 올린다는 얘기가 있다.투자국의 불안정성이 투자 자체를 좌우하는 사례다.
이같은 브라질이 새로운 경제정책으로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시작했다.지난해 7월 헤알정책으로 불리는 신경제정책을 세워 인플레진정에 나선 것.이 정책으로 500~2,000%에 달하던 인플레가 지금 월 2%로 뚝 떨어졌다.
특히 북부 마나우스공단 입주기업의 세제특혜를 헌법에까지 규정했다.이런 정책 때문에 우리 기업 최초로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마나우스에 생산공장을 세웠다.11월부터 컬러TV.VCR를 생산해 현지에서 팔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브라질 투자를 결정했다.내년초 마나우스 공단에 공장을 착공,내년말께에는 생산을 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액은 삼성 1,700만달러,LG 4,000만달러로 대규모는 아니다.브라질투자 환경이 아직 미덥지 않은 탓이다.투자확대는 현지 사정에 따라 대응한다는 전략들.우리 기업의 브라질 투자는 초기단계로 현지화 길은 아직 멀다.브라질 현 지화는 복잡한 세제등 각종 제도를 다루는데서 출발한다.
삼성전자 손종익 현지법인장은 『상품유통세(ICMS).공업소득세(IPI)등의 다단계 세제를 비롯,각종 제도가 워낙 복잡해 우리가 감당하기 어렵다』며 『마나우스공장장은 현지 스카우트한 브라질인으로 해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투자업체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孫법인장은 『일본업체들이 헤알 정책후 좀 공격적이긴 하지만 아직 관망세가 많다』고 전한다.때문에 어떤 변화에도 재빨리 맞설 수 있는 준비가 갖춰져야 한다고 현지 기업인들은 입을 모은다.특히 브라질 정책은 정치적 배경에서 나오는 경 우가 많아 정보가 중요하다.현지 기업인들이 주정부나 연방정부 관리들과 친분을 중요시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브라질 상파울루=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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