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자촌 철거 유혈사태 필리핀 정국 '떠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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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필리핀의 한 슬럼가에서 강제이주를 둘러싼 경찰과 주민들간의 유혈사태가 발생,필리핀정국이 시끄럽다.유혈사태는 27일 마닐라수도권 톤도지구의 「스모키 마운틴」이란 쓰레기매립장에서 일어났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무허가 가옥을 철거하려는 경찰대와 이를 반대하는 슬럼 주민들간의 무력충돌로 주민 1명이 사망하고 1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사태발생직후 일부 국회의원들은 정부의 슬럼철거작업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고 라모스 대통령도 이 사태가 몰고올 파장을 우려,진상조사를 관계당국에 지시했다.
유혈사태는 슬럼 주민들이 철거를 종용하던 경찰대에 돌과 화염병을 던지기 시작,경찰대가 최루탄가스와 총을 쏘면서 촉발된 것으로 현지언론은 전하고 있다.
경찰측은 사태직후 『위협용으로 공포탄밖에 쏘지 않았다』고 발뺌했지만 경찰들이 주민을 표적으로 삼아 발포했다고 현지언론들은일제히 보도 했다.
21㏊규모의 스모키마운틴은 50년대부터 수도권의 쓰레기처리장으로 이용돼온 곳으로 극빈자들이 거대한 슬럼을 형성하고 있다.
대통령관저인 말라카냥궁으로부터도 40㎞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이 「쓰레기산」은 70년대 후반이래 「빈곤의 상징」으로 주목받아왔다.필리핀정부는 오는 99년까지 스모키마운틴을 재개발한다는계획아래 연말까지 슬럼주민을 모두 강제 이주시 킨다는 방침이다. 필리핀 주택청에 따르면 폐품회수등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이곳 슬럼주민은 약4,000가구(추정주민은 2만7,000명).
이중 라모스정권이 추진중인 재개발계획에 따라 지금까지 약1,500가구가 인근 가설주택과 수도권 교외로 이전했다 .
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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