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내여행>안성군 미리내 성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가을이 한창 무르익어가는 1846년 9월16일.한국 최초의 신부 김대건은 25세라는 젊은 나이로 새남터에서 순교한다.가매장된 김대건의 시신은 40일간 포졸들의 감시를 받았다.신자 이민식(당시 17세)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김대 건의 시신을미리내로 옮겨 선산에 안장시켰다.이곳이 천주교의 성지로 매년 많은 교인들이 성지순례를 하는 지금의 미리내성지(경기도안성군양성면미산1리.(0334)74-1256)다.
미리내성지를 찾는 길은 이미 겨울로 접어들었다.노적가리가 쌓여있는 용인들판에는 쌀쌀한 바람만이 「휘잉-」한바탕 휩쓸고 지나간다.이민식이 김대건신부의 시신을 업고 나흘간의 밤을 이용해달려온 미리내까지의 거리.지금은 서울서 용인을 거쳐 45번 국도를 이용하면 1시간30분정도 소요되니 150년 세월의 간극이짧게만 느껴진다.
천주교는 100여년간의 박해를 받아 국내에 많은 성지가 남아있다.천진암성지가 교인들이 모여 연구했던 천주교의 발상지라면 미리내성지는 김대건신부 유택이 있는 곳으로 「한국의 카타콤바(지하 공동묘지)」라 불린다.
미리내는 신유(辛酉).기해(己亥)박해때 한양.경기.충청지방에서 피난온 천주교 신자들이 모여살기 시작했으며 병오(丙午)박해때 이미 교우촌이 형성됐다.심산유곡을 찾은 사람들은 냇가를 중심으로 점점이 흩어져 살았다.밤이면 인가에서 흘러 나오는 불빛이 은하수와 같다고 해 「미리내(은하수)」라 불렸다.1982년성지 성역화의 일환으로 후손들을 성지 아래로 집단 이주시켜 마을을 만들었으며 마을주민의 99%가 천주교신자다.
깨끗이 단장된 성지에 들어서면 왼편으로 103위 기념성전이 한눈에 들어온다.입구를 중심으로 오른편이 겟세마니순례지,왼편이경당순례지로 나뉜다.겟세마니순례지에는▶천주교 교리를 그림으로 풀어서 가르친 천주성삼상▶성모 칠고의 길▶겟세마 니 동산▶성모통고의 집▶무명 순교자 묘가 있다.
경당순례지에는▶예수부활상을 설치한 십자가의 길▶김대건신부의 유택인 경당▶무궁화 성심성모상▶한국 순교자 103위 시성 기념성전이 있다.
서울에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용인IC로 들어선 뒤 평택으로 연결되는 45번 국도를 이용한다.용인읍에서 송전삼거리를 지나 평택방향으로 15.6㎞를 가면 삼거리가 나온다.고삼으로 이어지는 302번 지방도로를 2.5㎞ 달리다 첫 삼거리 에서 왼편으로 약 4.4㎞를 더 들어가면 미리내성지다.귀경길은 송전삼거리에서 312번 지방도로를 타고 오산을 거쳐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게 덜 막힌다.
안성=김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