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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립극단 '뇌우', 장장 4시간30분간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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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30분짜리 연극이 올라간다.

다음달 1~7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뇌우(雷雨)'다.'동양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중국 작가 차오위(曹禹)의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이윤택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국내 연극판에서 기존의 리얼리즘은 대부분 엉터리였다"며 "'뇌우'를 통해 말의 힘을 앞세운 진짜 리얼리즘 연극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뇌우'는 1막과 2막으로 구성돼 있다. 각각 두 시간씩이다. 중간에 30분간 휴식 시간이 주어진다. 국립극단 측은 "저녁 공연이라 1막을 보고 나면 배가 출출해 질 것"이라며 "아예 입장료에 김밥이나 우동값을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극장 앞에 1950년대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포장마차를 지어 관객들에게 야식을 나눠줄 계획이다.

사실 '뇌우'는 50년대 서울을 강타했던 히트작이다. 54년 초연 때는 TV도 없던 시절이었다. 당시 서울 시민 6명 가운데 1명이 극장을 찾았다는 기록이 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이틀 전까지도 극장에 올랐던 작품이다. 또 전쟁 중에는 피란지인 대구에서까지 막을 올렸다. 이 예술감독은 '뇌우'를 심리적 사실주의 작품이라고 칭했다.'뇌우'는 얽히고 설킨 가족관계를 통해 계급적인 갈등은 물론 근친상간, 미혼모, 혼전성관계 문제까지 다루고 있다. 평일 오후 6시, 주말 오후 4시. 02-2274-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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