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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복음서 실존 확인해준 도마복음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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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호 02면

큐복음서에 대해 감신대 유태엽 교수는 “1세기 중엽 기독교 신앙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나, 기독교 발전 과정에서 사라져 버린 문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수의 수난과 부활 없이 예수의 말씀만으로도 기독교 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었음을 알게 된다”며 “큐복음에 나타난 예수는 묵시종말론적 인물보다 현자에 더 가까운 인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

한신대 김명수 교수는 “큐복음서는 다른 어느 복음서보다 예수의 육성에 가장 진솔하게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가이드북”이라고 규정했고, 한신대 채수일 교수는 “도마복음서는 물론 큐복음서 연구는 그리스도인을 신앙적으로 더 성숙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큐복음은 유물로 발견된 성서 밖 별도의 문헌이 아니다. 현존 신약성서 속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가운데 ‘예수 가라사대’로 시작하는 예수의 어록만을 가려 뽑아 편집했다. 처음엔 ‘큐자료’로 불렸다. 큐자료의 역사는 19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1838년 독일 라이프치히 대학의 철학·신학 교수였던 크리스티안 헤르만 바이세(1801∼1866)는 신약성서 속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공통 자료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당시엔 마태와 누가가 마가복음만을 참고해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을 기술했다고 알려져 있었다. 마태와 누가가 참고한 또 하나의 필사 자료가 있었음이 밝혀진 것이다. 이를 ‘자료’에 해당하는 독일어인 ‘크벨레(Quelle)’의 첫 글자를 따 ‘큐자료’라고 명명했다. 공자의 『논어』가 ‘공자왈’로 시작하는 어록이듯 큐자료는 ‘예수 가라사대’로 시작하는 어록인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큐자료는 독일 신학에서 출발한 하나의 가설에 불과했다.

가설이었던 큐자료를 큐복음으로 격상시킨 사건이 도마복음의 출현이다. 1945년 12월 이집트 나일강 상류 나그함마디 지역의 절벽 바위 밑에서 도마복음이 발견되는데, 그 내용을 보니 큐자료처럼 예수의 어록으로만 구성된 사실이 확인됐다.
큐자료와 도마복음의 공통된 내용도 35%에 달했다. 이후 도마복음과 큐복음에 관한 연구가 서구 신학계의 주요 테마로 부상했고, 두 복음서는 기독교가 세계적 종교로 발전하기 이전 예수의 모습을 증언하는 오리지널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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