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어린이책] 동생 임신한 엄마, 고릴라같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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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마운틴 고릴라의 봄
공민성 그림, 공영석·서원정 글
여원미디어, 36쪽, 8500원
유아∼초등 저학년

아들이 그린 그림에 엄마·아빠가 글을 붙여 내놓은 책이다. 여덟 살 때 형이 된 민성이(12)가 동생을 기다리며 느꼈던 설렘과 기다림을 그림 속에 담았다.

엄마 배에 손을 대 동생의 움직임을 느끼려는 호기심과, 들길을 걷는 엄마의 뒷모습이 고릴라처럼 보였다는 고백 속에는 동심이 생생하다. 산파도 부르지 않고 가족끼리 준비해 맞이한 동생. 탯줄 묶을 실을 준비하고, 산수유나무 밑에 태반을 묻는 모습이 신비스럽기도 하다.

경남 산청 산골 마을에 살고 있는 민성이는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대신 일찌감치 귀농을 선택한 부모로부터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 한국화를 전공한 엄마와 중학교 미술교사였던 아빠의 영향일까. 민성이는 세 살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민성이의 그림 속에는 자연의 소박하고 풋풋한 정취가 가득하다. 회색 콘크리트 건물 대신 초록색 풀과 알록달록 갖은 꽃들이 그림 배경을 채웠다.

이 책은 ‘민성이네 그림책’의 첫 번째다. 꽃그림을 모은 『산꽃 들꽃 밭꽃』과 가을철 산골 생활의 일상을 그린 『가을밥상』도 함께 출간됐다. 그림책 원화 전시회 ‘마운틴 고릴라의 봄’도 다음달 29일까지 파주 출판단지내 탄탄스토리하우스에서 열린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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