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상승.개도국 하락 세계 주가 양극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세계 주요 주식시장의 주가가 「선진국 상승.개발도상국 하락」의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터진 멕시코 페소화 사태이후 뚜렷해진 세계 주가의양극화현상은 올 여름 일시 해소되는 듯 했으나 최근 다시 심해지고 있다.특히 올들어 주요 선진국 증시에선 주식뿐 아니라 채권값도 동반 급등(금리 급락)하고 있는데,이는 국제 금융시장의거대 자금이 선진국쪽으로 폭넓게 몰리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국제 자금흐름이 선진국쪽에 편중되다 보니 개도국 증시는 한마디로 찬밥 신세다.
압권은 역시 미국증시다.올 상반기중 사상 최고치 경신행진을 거듭했던 뉴욕주가는 일시 휴식국면을 거쳐 최근 다시 폭등하고 있다.이번주 들어 120포인트나 오른 다우지수는 17일 현재 4,990선에 도달,대망의 5,000고지 점령을 눈앞에 두고있다.이로써 다우지수는 올들어 무려 30.1% 올랐다.
영국증시 또한 만만치 않은 기세다.런던시장의 FT30지수는 올들어 11.8% 상승한 가운데 17일 현재 2,666포인트를기록,사상 최고치에 약 30포인트 차로 접근했다.이밖에 독일 주가도 올들어 4.5% 상승했다.
일본 주가는 엔고와 심각한 금융위기로 부진을 보여왔지만 금리하락과 이에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속에 최근 상승대열에 합류,11월들어 3%가까이 올랐다.
선진국 주가의 상승은 그동안 반도체.정보통신등 첨단기술주들이주도하는 실적장세적 성격을 보이더니 최근엔 금리하락을 배경으로금융주.대형제조주까지 돈의 힘에 떠밀려 오르는 금융장세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에비해 개도국 증시는 대만이 중국의 무력시위에 따른 정치불안으로 올들어 무려 35.9%나 폭락한 것을 비롯,태국.브라질.말레이시아.한국등 대부분이 10%안팎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선진국 경제는 적정 성장과 낮은 금리.물가 안정등 주식투자의 호조건을 제공하고 있는 반면 개도국쪽은 멕시코 경제위기의 재연,한국.대만의 정치불안등으로 투자여건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며 『세계적 주가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김광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