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무라야마총리 대화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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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일본총리는18일오전11시15분부터 50분간 과거사 인식.일본의 대북관계개선.한-일 무역역조 문제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다음은 대화요지. ▶金대통령=취임후 한-미관계를 공고히하고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끌고간다는 것을 외교의 두가지 중심축으로 삼아왔다.그러기 위해서는 일본이 과거의 침략과 식민통치에 대해 인식을 바로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가 된다.과거 일본이 한국에 대해한것이 가슴의 언저리에 남아있는데 이에대한 인식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어떻게 관계발전을 이룰 수 있겠는가.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의 사이가 나쁘면 서로에게 불행한 일이며 세계가 과거사를 알고있기 때문에 일본이 나쁘다고 할 것이다.일본은 돈만으로는 세계의 존경을 받을 수 없으며 도덕적으로 우위에 서야만 존경을 받는다.그러기 위해서는 역사인식을 바꿔야 한다.
▶무라야마총리=금년이 종전50주년이며 한-일수교 30주년이다.나는 8.15담화에서 과거를 직시하고 반성해 미래지향적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그런 일본정부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그런데 지난번 우려할만한 사태(에토 전총무청장관의 망언)가 발생해 여러가지로 비뚤어진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사태해소를 위해 직접 친서를 쓰고 기본적인 생각에다 보충설명을 했던 것이다.
일부 인사들이 다른 시각을 갖고 발표하는데 그런 사람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그러나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일본인 대부분은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고있다.잘못된 역사인식을 가진 사람들을계속 지도해 한-일관계 증진에 도움이 되도록 하 겠다.
▶金대통령=지난번 일본의 대북 쌀지원시 북한은 한.일 양국을서로 경쟁시켰으며 일본이 여기에 말려들었다.문제는 북한의 이간책에 일본이 말려들면서 결과적으로 남북통일을 방해하는듯한 인상을 준 점이다.
▶무라야마 총리=전후 50년이 됐는데도 일본이 북한과 비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궁극적으로 한반도가통일될 것을 희망하지만 북한과의 관계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원칙이 있다.한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한-일관계가 손상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 대원칙이다.
대북(對北)수교교섭은 남북관계 진전과 조화를 이루도록 추진할것이며,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또 북한과수교하기 이전에는 북한에 경제지원을 일절 하지 않겠다.지난번 쌀지원은 예외적인 조치였다.
***무역역조문제 ▶金대통령=무역역조가 너무 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일본의 기술이전도 인색하다.
▶무라야마총리=최근 좋은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일본이 과거 수출하던 주요 공산품이 일본으로 역수출되는 예가 늘고있다.반도체가 좋은 예다.
일본은 현재 불황인데 이를 내수확대로 타개하려 한다.이를 계기로 한국이 대일(對日)수출을 늘려나갈 여지가 많을 것이다.대한(對韓)투자와 기술이전을 확대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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