훨체어타고 44년만에 찾는 "꼬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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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6.25전쟁에 참전했다 총상을 입고 반불구가 된 채 지금까지파리의 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해오던 프랑스의 한 상이용사가 44년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자크 피우에(67)는 하사로 전쟁이 발발한 50년11월 유엔군소속 프랑스군 참전대대 제1진으로 부산에 도착,곧바로 전투가치열한 강원도 일대에 투입됐다.이듬해 2월 동료병사 125명이몰사한 강원도 453고지(일명 쌍둥이터널)전투 에서 교전을 벌이던 피우에는 왼쪽 뒷머리에 치명적인 총상을 입고 일본으로 후송됐다. 후송병원에서 완치불능이라는 진단을 받은 그는 52년2월 파리의 앵발리드병원(국립보훈병원)으로 옮겨져 44년째 병원신세를 지고 있다.
부상후유증으로 좌반신을 사용하지 못하는 피우에는 지금도 휠체어에 의지한 채 병원뜰을 산책하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인 신세다.
22세라는 젊은 나이에 부상하는 바람에 결혼은 커녕 단 한명의 혈연도 없이 쓸쓸한 말년을 병상에서 보내고 있다.
그러던 차에 지난 8월 황창평(黃昌平)보훈처장관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이준(李儁)열사 박물관 개관식을 마치고 앵발리드병원을 위로 방문하는 기회가 생겼다.그는 자신을 불구의 몸으로 만든 한국을 원망도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자신 이 몸바쳐 싸우던 한국을 보고싶다는 작은 꿈을 내비쳤다.그리고 그 꿈은 15일(파리시간)마침내 실현되게 됐다.
피우에는 15일 대한항공편으로 파리를 떠나 1주일간 한국에 체류하면서 수원의 프랑스전적비,판문점,전쟁기념관등을 둘러본다.
프랑스에는 참전용사 3,000여명중 생존자 450명으로 구성된 한국전참전협회가 있으며 피우에만이 현재 한국전 참전용사로선유일하게 보훈병원에 입원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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