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매케인 중앙일보 기고문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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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국과의 밀접한 관계를 강화하고 확장하는 것이 테러와 대량살상무기 확산 위협에서 미국과 동맹국을 보호하고, 국제시장을 개방하고 활성화하며, 우리의 공동 안보와 번영을 뒷받침하는 보편적 가치를 진척시킨다는 목표 달성에 매우 긴요하다고 확신한다.

그동안 때때로 한·미 양측에서 모두 동맹의 미래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일들이 있었다. 그러나 4월 이명박 대통령의 성공적인 방미를 통해 양국이 공동의 이익과 가치를 위해 굳건히 협력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한국은 동아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의 자유 수호를 위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한국군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으로 찢긴 나라를 안정화시키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인은 한국과의 동맹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번영하는 민주주의를 성취한 한국의 놀라운 이야기에 고무돼 있다.

한국의 눈부신 경제적·정치적 성공과는 달리 북한에선 주민 수십만 명이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고통을 받고 있고, 수백만 명이 영양실조 상태에 놓여 있다. 그런데도 평양 정권은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마약을 팔며, 핵무기 개발에 집착하고 있다.

미국의 다음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집중적인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러나 대화만이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실수를 저질러선 안 된다. 미국 대통령이 김정일이 원하는 걸 묻기 위해 조건 없이 그와 만나겠다고 약속할 경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걸로 생각하는 순진한 태도를 취해서는 안 된다.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 1718호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북한의 도전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우리는 북한 비핵화와 인권 개선, 한국인 납북자 문제 해결과 관련해 완전한 상호주의를 추구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을 강력 지지한다. 평양은 최근 강경한 어조로 서울을 비판하고 있다. 이는 평양에 주어진 의무의 이행 대신 6자회담 참가국들을 분열시키려는 의도임이 분명하다. 우리는 이에 대한 서울의 침착하고 확고한 대응을 지지한다.

한·미 관계는 단지 공동의 위협에 대응하는 안보적 측면뿐 아니라 공동의 번영에도 매우 중요하다. 최근 성공적으로 협상을 마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양국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아시아의 떠오르는 경제에 미국이 참여하는 새로운 환경이 마련돼 한국과 미국민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민주당 대선 주자인 버락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비롯한 워싱턴의 몇몇 정치인은 한·미 FTA를 반대하고 있다. 그들은 미국의 기업가 정신과 경쟁력을 장려하기보다 아시아의 경제활력에 대한 근거 없는 공포심을 이용해 지난 50년 동안 미국을 이끌어 온 무역 자유화를 후퇴시키고 있다. 그들은 미국의 국익 증진보다 특정 집단의 이익 보호에만 열중하고 있다. 이는 무책임하고 근시안적인 자세다. 한·미 FTA의 반대는 미국과 한국을 함께 어렵게 만들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경제적 리더십을 손상시킬 것이다.

한·미 동맹의 힘은 궁극적으로 양국의 공동 이익 추구뿐 아니라 공동의 가치에 뿌리내리고 있다.

획일적인 아시아적 가치는 권위주의를 숭상하는 데 반해 서양은 개인의 권리와 가치를 강조한다는 논란이 지난 수년 동안 있어 왔다. 그러나 한국 민주화의 고무적인 이야기는 이런 논쟁을 불식시켰다.

물론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에 대한 신념은 어느 한 나라나 한 문화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는 전 세계 공통의 가치다. 오늘날 아시아 지역에선 세계의 다른 어느 지역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 체제에서 살고 있다.

세계 각국이 한국의 좋은 본보기를 따른다면 세상은 더 안전하고 자유롭고 번영된 곳이 될 것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위대한 민주주의 국가들은 국제사회가 소중하게 간직하는 자유와 개방의 가치를 이 지역 다른 국가들에 보장하기 위해 보다 밀접하게 협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 우리는 한국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어 미국의 가장 중요하고 동등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미국 역시 책임 있는 동맹국과 선량한 국제 시민의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미국의 힘이 언제든,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아시아에서 미국의 위치는 우리가 친구들의 말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들에게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옳다고 하는 것을 기꺼이 우리가 받아들일 때 가장 굳건했다.

상호 존중과 신뢰의 정신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동맹과 파트너십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다.

정리=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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