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돈 증시에 있나 없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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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아들 재헌(載憲)씨가 12억원에 달하는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뒤 증권가가 벌집 쑤셔댄듯 하다.
종합주가지수가 22.21포인트나 급락하고 거래량이 1,725만주에 불과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
관계당국이 盧씨가 관련된 또다른 주식계좌를 찾기 위한 조사를벌일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그러나 대부분의 증시관계자들은『과거에 盧씨가 주식투자를 했을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거액을 주식에 묻어두고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 로 분석하고 있다. ◇盧씨는 재임시절 주식투자를 했을까=재임시절 유난히 주가를 올리기 위한 정책이 많았던 점이 이같은 소문을 만들어 내고있다.당시 증권당국은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한 89년 「12.12조치」,증권사의 자금을 동원해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한 「증시안정기금 설립」(90년)등 시장원리를 무시한 메가톤급 증시안정대책들을 쏟아냈다.이를 두고 당시를 기억하는 증시관계자들은盧씨가 주가를 올려 한몫 챙기려 했다는 소문이 파다했음을 기억한다. 또 盧씨가 대통령이 되기전부터 당시 럭키증권 종로지점장이었던 곽순철(47)씨를 비서로 채용했던 점도 盧씨가 당시에는주식투자를 많이 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지점장 시절 盧씨의 부인인 김옥숙(金玉淑)씨의 자산을 관리하다 청와대에 들어가 부속실장이라는 직위로 안살림을 도맡았던 郭씨는 현재 경북 왜관에서 자동차 부품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는 주식투자를 거의 하지 않을 것이다=「S증권사에 50억원에 달하는 盧씨 관련 차명계좌가 있다」「D증권사 반포지점에10여개의 차명계좌가 있다」「D증권에 천억원대의 차명계좌가 있다」. 盧씨 관련 증권계좌에 대한 소문은 끝이 없지만 현재까지확인 된 것은 동방패레그린 증권사의 재헌씨 계좌 하나 뿐이다.
증시의 한 관계자는 『재임시절이라면 모를까 지금까지 투자위험이 높은 주식에 돈을 넣어두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 주식계좌가 있더라도 잔고는 소액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작전을 해서 돈을 벌어들였다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증시관계자들의 지적이다.보통 작전이라는 것이 아무리 소규모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하더라도 100억원대 이상의 자금이 동원돼야하고, 또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데 그런걸 했겠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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