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교실] 3. 기사 스크랩 요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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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스크랩의 목적은 내용을 알기 위해서다. 그러나 스크랩 자체에만 정성을 들이고 정작 내용 익히기엔 소홀하기 쉽다.

스크랩한 기사만 달랑 붙이지 말고, 중요한 내용엔 밑줄을 그으며 이해하는 게 먼저다.

밑줄을 그으며 읽는 활동이 익숙해지면 스크랩한 기사 밑에 공란을 두고 내용을 요약하는 훈련을 한다.

그 다음 단계로 기사를 읽고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덧붙이는 작업으로 옮겨간다.

예컨대 '인간을 닮은 로봇'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했다고 치자.

그러면 "지금의 과학기술로는 만화에 나오는 로봇처럼 자유롭게 뛰어다니고 멋지게 날아다니는 로봇을 만들 수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로봇 연구에 열심인 과학자들을 보면 미래의 언젠가 인간을 닮고 인간처럼 생각하며 움직이는 로봇을 개발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 '터미네이터3'에서처럼 로봇이 너무 발달해 인간을 해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다"고 느낌을 적는 것이다.

취미나 적성에 따라 자신의 생각을 글 대신 그림.만화로 표현하면 내용을 창의적으로 이해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런 훈련을 계속할 경우 신문을 읽을 때 기사에 대한 자신의 의견이 머릿속에서 저절로 정리되고, 배설 욕구가 생겨 자연스럽게 급우나 가족들과 즉석 토론이 가능해진다.

토론을 통해선 스크랩한 자료의 내용을 심화시키고, 의사표현 방식을 배우게 된다. 나아가 한 가지 사실을 놓고도 다양한 시각이 존재할 수 있음을 깨닫고,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할 줄 아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한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스크랩 활동은 목표를 확실하게 정하고 시작해야 학습효과가 높다는 것이다.

각자 자신에게 유익한 정보를 하루 한개 이상 찾는다는 등의 방식으로 계획을 세운다. 계획 달성 여부는 매일.매주 등 정해진 날짜에 맞춰 수시로 확인한다.

스크랩 활동에 대한 자기 평가도 중요하다. 자신과의 약속을 잘 지키고 있다면 스스로 칭찬하고 영화 보기나 게임하기 등의 상을 준다. 제대로 실천하지 않았을 땐 반성하고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는다.

수행평가 등으로 교사가 제시하는 스크랩일 경우 일정한 기간을 정한 뒤 학급 단위로 결과물을 모아 전시회나 퀴즈대회를 개최하는 평가를 거치면 동기 유발에 좋다. 정리가 잘된 스크랩은 학생들에게 돌려보며 감상을 적게 하고, 학급에 보관해 필요할 때마다 참고할 수 있도록 한다.

이태종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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