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노조 통합 … 대서양 잇는 ‘글로벌 노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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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영국과 미국의 대형 노동조합인 유나이트(UNITE)와 북미 철강노조(USW)가 25일 통합을 결정했다고 25일 AP통신이 보도했다. 대서양을 잇는 첫 국제 노조가 탄생한 것이다.

영국 최대 노조인 UNITE의 앤드루 머레이 대변인은 이날 런던에서 “USW와 합병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USW는 미국·캐나다와 카리브 해역에 모두 85만 명가량의 노조원을 갖고 있다.

UNITE는 지난해 영국 최대 민간 노조인 아미쿠스와 운송·일반 근로자 노조(T&G)의 합병으로 탄생했으며 노조원만 200만 명에 달한다. 머레이 대변인은 “지난주 UNITE와 USW가 마무리 협상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선데이 타임스는 다음달 소집되는 USW 총회에서 합병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대형 국제 노조는 현재로선 기업의 다국적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연대의 성격을 갖고 있다. 머레이 대변인은 “대기업이 다국적화 추세인데 반해 노조는 국가 단위에 머물러 왔다”면서 “이 때문에 노동운동이 불이익을 받아온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노조의 글로벌화가 계속되면 연대체를 넘어선 강력한 ‘수퍼 국제노조’도 등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법적 문제 등으로 단기간에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많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국적이 다른 대형 노조의 합병은 임금협상 등 개별 회사의 단체협약보다는 반세계화 운동 등에 체계적으로 연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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