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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선거 표결현장 스케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한국의 박수길(朴銖吉)대사를 비롯한 주유엔대표부 외교관들은 8일(한국시간 9일 새벽)유엔총회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로 한국이 선출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득표 활동을 벌였다.
…177개국이 투표한 가운데 한국 지지표가 156개국으로 발표되자 그동안 득표활동을 벌여왔던 한국외교관들은 다소 실망하는표정. 한국측은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출 여부를 떠나 최고득표기록을 목표로 했는데 한국을 반대한 나라는 없었지만 투표용지에한국지지를 밝히지 않은 나라가 21개국으로 기대보다 지지표가 10여표 이상 덜 나왔기 때문.
그러나 안보리 진출이 이처럼 무난하게 달성된 데에는 무엇보다도 강력한 경쟁자들을 피한 출마 시기 선택이 잘 맞아 떨어진 덕분이라는 것이 현지의 분석.
…총회선출 절차에 따라 한국의 아주(亞洲)그룹 단일후보 추천이 발표되자 박길연(朴吉淵)북한대사는 즉각 『남한의 안보리 진출은 사실상 전쟁상태에 있는 한반도 평화정착에 역행된다』며 『북한은 한국의 추천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이의신청 .
그러나 이날 발언은 평소 험구를 일삼는 북한으로서는 비교적 온건하고 간단했다는 평가.
…선거사무장 역할을 맡은 박수길 유엔대사는 매주 1~2회씩 각국 대사들을 돌아가며 관저로 초청,득표전략을 벌였는데 185개 회원국 대사들 중에서 북한의 박길연대사만 유일하게 빠졌다고. 선거일자가 다가오고 한국의 안보리 진출이 기정사실화되자 오히려 다른 나라 외교관들이 한국 외교관들을 만날 때마다 『우리는 한국을 지지키로 했다』는 식의 생색을 내기도.
…총회 표결이 요식절차이긴 하나 최고득표 기록을 만들려는 한국외교관들로서는 국가 표기를 잘못해 무효표가 많이 나오지나 않을까 걱정.한국의 정식 영어표기가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인데그냥 「코리아」로 쓸 경우에는 여지없이 무효표로 처리되기 때문.고심하던 대표부측은 유엔 사무국에 대해 「코리아」는 북한과의혼동 가능성 때문에 어쩔 수 없으나 「사우스 코리아」로 표기된경우에 대해서는 무표화하지 말아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유엔안보리의 5개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이사국의 차이는「건너지 못하는 강」으로 비유될 만큼 엄연한 것이긴 하나 2년짜리 임기의 비상임이사국도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아주그룹에서 가장 많이 한 나라는 일본으로 여태까지 7차례를 기록했고 인도가 6차례,파키스탄이 5차례 등의 순으로 돼 있다.한번도 못한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싱가포르를 비롯해 27개국이나 된다.
그러나 일본도 지난 78년 방글라데시와 경합을 벌여 2차투표까지 가서 패배,망신당한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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