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한보 군살빼기-26개계열사 년말까지 14개로 줄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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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노태우(盧泰愚)씨 비자금사건과 연루돼있는 한보그룹이 계열사 수를 절반가까이 줄이는등 대폭적인 군살빼기에 나서 주목되고 있다. 한보는 7일 「계열사 통폐합 방안」을 전격 발표하고 『현재 26개인 계열사를 올해말까지 14개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한보철강 부산공장의 당진 이전계획은 전면 백지화하고 핫코일(열연강판)값을 이날부터 4.42% 인하한다고 발표했 다.
한보그룹은 이번 계열사 통합이 매듭되는대로 내년초 대대적인 인사를 실시하는 한편 이번 통합에 맞춰 투자규모 조정 작업도 벌일 방침이다.
이번 개편으로 한보그룹은 승보엔지니어링.두영개발.㈜IMC등이㈜한보에 합쳐지고 승보목재.㈜중용은 대성목재에,유원컴퓨터는 한보정보통신에 통합된다.또 대한토건은 한보에너지에,여광개발은 한보관광에,유원기공.하림통상은 승보철강에,정암연구 원은 상아제약에 각각 통합되는등 13개 업종별로 1개(건설업만은 한보.유원건설등 2개)회사씩만 남고 나머지는 모두 주력기업에 합쳐진다.
이와관련,이번 조치는 비자금사건에 따른 이미지 훼손을 만회하고 경비절감.투자조정등 내실을 통해 위기에 대처하려는 취지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정부의 경영혁신 요구에 순응하며 핫코일 값을 깎고 부산공장을 유지함으로써 당국에 잘 보이기 위한 의도도 엿보인다.핫코일값은 지난 6월 당진공장 1단계 완료당시 당 28만2,250원에서 지난 10월1일 26만8,140원으로 내 린데 이어 이번에 25만6,280원으로 추가 인하됨으로써 포철 제품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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