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 임금 조작 한양 비자금 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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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부정축재사건에 연루된 ㈜한양이 특혜의혹을 받고있는 신도시아파트 건설.LNG 인수기지공사등에서 노무자 명단(임금)조작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양 노조에 따르면 93년 「한양사건」이 터지면서 각 현장관계자들을 통해 조사한 결과 당시 배종렬(裵鍾烈.전 한양회장)씨가 주로 건설현장 일용노무자 명단조작을 통해 비자금을 만든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
이 자료는 92년 7월 한달에만도 일산.분당등 신도시아파트와남해.서해고속도로등 22개 공사현장에서 허위 인부명단 작성(자료참조)을 통해 9억2,000만원의 비자금이 조성됐음을 보여준다.분당시범아파트 현장의 경우 이때 인부 1,4 00여명을 허위로 늘려 5,000여만원의 비자금을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배종배(裵鍾培.39)노조위원장은 『공사현장에 도입하는 자재의가격을 실제보다 부풀리거나 사용하지도 않은 자재를 사용한 것처럼 세금계산서를 조작하는 수법도 널리 쓰였다』고 폭로했다.
당시 한양의 공사현장이 100여곳이었고 이같은 수법이 횡행했다는 현장직원들의 증언으로 미루어 裵씨가 적어도 연간 300억~500억원의 비자금을 주물렀을 것이라는게 노조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노조는 또 裵씨가 91년 하반기부터 92년까지 1년반동안 무려 4,000여억원에 가까운 건설장비를 도입하는 무리수를뒀고 이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통해 많은 비자금을 조성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해외지사간 거래나 하도급 대금조작,건설부지 매입시 이중계약서 작성 등이 비자금 조성수법으로 사용됐다.
이에 대해 당시 공사현장 관리책임을 맡았던 한 관계자는 "비자금조성이 건설업계의 오랜 관행이었고 당시 "시대적 상황"에서불가피한 측면이 이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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