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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컬러를 마시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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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호 14면

넓은 의미에서 칵테일은 혼합 음료의 모든 것을 말한다. 좁은 의미에서 칵테일은 셰이커나 믹싱 글라스를 사용해 재료를 섞은 술을 칵테일 글라스에 따라 마시는 것을 말한다. 청량음료나 과일즙·주스 등과 같이 무알코올 음료들을 섞어 마시는 것도 칵테일이라 부르지만 기본적으로는 술을 베이스로 하는 것이 우리가 통칭하는 칵테일의 정의다. 주재료가 되는 베이스로는 위스키·보드카·진·럼·테킬라·리큐어 등이 주로 사용된다.

아주 적은 양의 무언가가 첨가돼도 새로운 이름으로 탄생할 수 있는 것이 칵테일의 묘미. 이 때문에 베이스를 무엇으로 했는가는 칵테일의 종류를 말할 때 그다지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다만 베이스의 고유한 성질이 각기 달라 계절이나 상황에 따라 좀 더 어울리는 것이 있다. 요즘처럼 여름으로 달려가는 때는 목 넘김이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개성이 느껴지는 남미의 술 럼과 테킬라 베이스의 칵테일이 잘 어울린다.

특히 카리브해 연안의 서인도제도에서 탄생한 럼은 ‘태양의 술’이라 불릴 만큼 한여름에 어울리는 강렬한 향과 야성미를 가졌다.
그중에서도 낭만과 열정이 살아 있는 쿠바의 럼이 가장 유명한데, 쿠바 럼을 베이스로 한 칵테일 ‘모히토’는 헤밍웨이가 사랑한 것으로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고 있다. 럼에 설탕·레몬즙·소다수를 섞고 여기에 특유의 상쾌한 향을 가진 민트 잎을 넣은 것이 ‘클래식 모히토’.

그 어떤 곳보다 쿠바를 사랑했던 헤밍웨이는 쿠바에 머물면서 낮에는 낚시를 즐기고 밤에는 아바나 구시가지에 있는 바 라 보데기타에서 ‘모히토’와 ‘다이퀴리’를 즐겼다고 전해진다. 바 구석의 벽에 적힌 수많은 메모 중에는 “내 삶은 라 보데기타의 모히토와 옆 플로리디타의 다이퀴리에 존재한다”는 헤밍웨이의 문구가 적혀 있을 정도다. 이 무료하고 나른해지는 계절, 차가운 첫 맛과 뜨거운 여운을 남기는 남국의 칵테일에 주목해 보자. 헤밍웨이처럼 삶을 담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한 잔만큼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는 있을 것이다.

티티티 TTT
재료 탠커레이 넘버 텐 45mL, 자몽 조각 1개, 토닉워터 적당량, 주니퍼 베리 6~8개
산뜻한 솔잎 향이 진하게 나는 진은 보드카와 함께 식욕을 증진시키는 음료로 꼽힌다. 여러 명의 손님을 초대해 파티를 열 때 식전에 마시기에 적합하다. 7~8월의 더위에 지쳐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가볍게 한잔 하면 진이 주는 맑고 깨끗한 이미지가 몸과 마음을 신선하게 만들고 갈증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진은 토닉워터와 찰떡궁합을 이루는데, 특히 티티티는 진토닉에는 없는 재료인 주니퍼 베리와 자몽을 넣어 진 특유의 향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만들기 하이볼 글라스에 주니퍼 베리를 넣고 머들러로 가볍게 눌러 으깬다 → 자몽을 짜 즙을 낸 후 탠커레이 넘버 텐과 함께 글라스에 넣고 바 스푼으로 고루 저은 다음 얼음을 가득 채운다 → 1㎝ 정도만 남기고 글라스에 토닉워터를 부은 후 자몽 조각으로 장식한다.

베네수엘라 리브레 Venezuela Libre
재료 베팜페로 에스페셜 45mL, 라임주스 10mL, 콜라 적당량
쿠바의 사탕수수로 만든 타는 듯한 느낌의 강렬한 술, 럼에 라임주스나 레몬즙을 넣고 콜라를 채워 만든다. 스페인의 오랜 식민지였던 쿠바가 1902년 독립하면서 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이 모두 ‘자유 쿠바 만세’를 외치는데, 한 미군이 럼에 콜라를 타 마시면서 함께 구호를 외친 데서 비롯됐다. 미국에서는 ‘럼&코크’, 영어로는 ‘쿠바 리버’, 스페인어로는 ‘쿠바 리브레’라고 부른다. 재료 중 팜페로는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되는 럼으로 쿠바 럼보다 부드럽고 깊은 향을 가졌다.
만들기 하이볼 글라스에 얼음을 가득 채운다 → 팜페로 에스페셜과 라임주스를 넣고 콜라로 가득 채운다 → 라임이나 레몬 조각을 준비해 살짝 눌러 즙을 짠 뒤 하이볼 글라스 입구에 빙 둘러 묻히고 칵테일에 넣는다 → 바 스푼으로 1회 정도 가볍게 섞는다.

팜퀴리 Pamquiri
재료 팜페로 블랑코 30mL, 팜페로 에스페셜 20mL, 신선한 레몬즙 20mL, 설탕 시럽 15mL, 부순 얼음 적당량
입 안에서 시원하게 녹아 내리는 얼음 맛으로 즐기는 프로즌 스타일 칵테일. 팜페로가 아닌 보통 럼을 사용하면 ‘다이퀴리’라고 하는데, 헤밍웨이가 사랑한 쿠바의 대표적인 칵테일로 유명하다(그는 설탕을 빼고 과일과 얼음을 첨가한 프로즌 다이퀴리를 하루에 열 잔씩 마셨다고 한다).
만들기 차가운 마르가리타 글라스를 준비한다 → 블렌더에 팜페로 블랑코와 팜페로 에스페셜, 레몬즙, 설탕 시럽을 넣고 얼음을 넣는다 → 블렌더를 돌려 얼음이 재료와 섞이면서 사각사각 하는 셔벗 느낌이 나도록 간다. 준비한 차가운 마르가리타 글라스에 얼음과 함께 소복이 쌓고 체리를 얹어 장식한다.

팜페로 콜라다 Pampero Colada
재료 팜페로 블랑코 45mL, 멜론 리큐어 15mL, 파인애플주스 120mL, 피나 콜라다 믹스 30mL, 신선한 레몬즙 15mL, 부순 얼음 적당량
베이스가 되는 럼의 종류만 다를 뿐 여자들이 즐겨 찾는 피나 콜라다와 같은 칵테일이다. 1970년 카리브해에 있는 푸에르토리코에서 탄생한 ‘파인애플 언덕’이라는 뜻의 피나 콜라다는 과일 맛이 풍부한 대표적인 트로피컬 칵테일. 참고로 베이스를 보드카로 바꾸면 ‘치치(Chi Chi)’, 럼을 빼면 무알코올의 ‘버진 콜라다’가 된다.
만들기 블렌더에 얼음을 넣은 뒤 팜페로 블랑코와 멜론 리큐어, 파인애플주스, 피나 콜라다 믹스, 레몬즙을 순서대로 넣은 뒤 곱게 간다 → 허리케인 글라스에 곱게 갈린 칵테일을 따른 뒤 잘라서 살짝 구운 파인애플로 장식한다.

클래식 모히토 Classic Mojito
재료 팜페로 에스페셜 45mL, 설탕 1큰술, 레몬즙 15mL, 민트 잎 10개, 소다수 적당량, 부순 얼음 적당량
1980년대 후반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쿠바 칵테일이 바로 모히토다. 럼주에 라임 또는 레몬, 민트, 설탕 시럽을 넣고 만들어 롱 드링크 잔에 얼음과 함께 시원하게 담아내는 칵테일로 무더운 여름 밤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대표적인 술로 꼽힌다.
만들기 콜린스 글라스에 민트 잎과 설탕을 넣고 얼음을 4분의 1 정도 채운 뒤 레몬즙을 넣고 머들러로 눌러 가며 민트 잎을 찧는다 → 팜페로 에스페셜을 넣고 얼음을 2분의 1 정도까지 넣은 뒤 다시 한번 머들러로 눌러 찧는다 → 얼음으로 글라스를 가득 채운 뒤 소다수를 90%까지 붓고 다시 얼음을 수북이 쌓아 올린다. 민트 잎을 얹고 빨대를 꽂아 낸다.

피나 모히토 Pina Mojito
재료 팜페로 에스페셜 45mL, 파인애플주스 60mL, 피나 콜라다 믹스 15mL, 라임즙 10mL, 설탕 1큰술, 소다수 적당량, 민트 잎 10개
쿠바의 대표적인 칵테일 모히토에 트로피컬 칵테일인 피나 콜라다를 합쳐 놓은 것. 모히토의 맛을 싱그럽게 하는 재료인 민트 잎의 향을 진하게 살리려면 손바닥을 오목하게 오그린 후 민트 잎을 놓고 박수를 치듯 2~3회 내리친 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만들기 콜린스 글라스에 민트 잎을 넣고 설탕과 라임즙을 넣은 뒤 얼음을 4분의 1 정도 채워 넣고 머들러로 짓이긴다 → 글라스에 팜페로 에스페셜과 피나 콜라다를 넣고 얼음을 2분의 1 정도 채운 뒤 다시 머들러로 누른다 → 얼음을 가득 채운 뒤 파인애플주스를 넣고 소다수를 90%까지 붓는다. 얼음을 잔 위까지 쌓고 민트 잎을 얹어 장식한 뒤 빨대를 꽂아 낸다.

애플 모히토 Apple Mojito
재료 팜페로 에스페셜 45mL, 스미노프 그린 애플 15mL, 얇게 저민 사과 3쪽, 레몬즙 15mL, 설탕 1큰술, 소다수 적당량, 애플민트 잎 10개
클래식 모히토에 사과 향을 첨가해 만든 칵테일이다. 모히토에는 기본적으로 밝은 연둣빛 민트 잎이 사용되지만, 애플 모히토에는 특히 잘 익은 사과가 장식되고 스미노프(보드카) 그린 애플 향까지 가미돼 그 달콤함과 싱그러움이 더하다.
만들기 콜린스 글라스를 준비하고 민트 잎의 향을 살려 넣는다 → 얇게 저민 사과와 설탕·레몬즙을 넣고 글라스의 4분의 1 정도까지 얼음을 채운 뒤 머들러로 눌러 으깬다 → 글라스에 팜페로 에스페셜과 스미노프 그린 애플을 넣고 다시 얼음을 2분의 1 정도 채워 넣는다. → 머들러로 눌러 으깬 뒤 얼음을 가득 채운다 → 소다수를 약 90%까지 채워 넣고 얼음을 수북이 쌓은 뒤 민트 잎을 얹고 빨대를 꽂는다.

리저브드 마르가리타 Reserved Margarita
재료 돈 훌리오 아네호 45mL, 쿠앵트로 15mL, 신선한 레몬주스 20mL, 라임즙 10mL
멕시코의 뜨거운 정열이 가득 담긴 테킬라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 부드러우면서도 우아한 테킬라 돈 훌리오 아네호와 레몬·라임이 어울려 새콤하면서도 싱그러운 맛을 전달한다. 잔 가장자리에 묻혀 나가는 소금은 장식적인 효과와 함께 술 맛을 부드럽게 하고 알코올의 강도를 세게 느끼지 못하게 하는 장점을 발휘한다.
만들기 차가운 마르가리타 글라스 가장자리에 레몬즙을 바르고 소금을 묻힌다 → 믹싱 글라스에 돈 훌리오 아네호, 쿠앵트로, 레몬주스, 라임즙을 넣고 바 스푼으로 젓는다 → 셰이커에 얼음을 가득 넣고 믹싱 글라스를 끼운 뒤 재료가 고루 섞이도록 흔든다 → 셰이커에 스트레이너를 얹고 글라스에 칵테일만 조심스럽게 따른 뒤 라임을 끼워 장식한다.

망고 모히토 Mango Mojito
재료 돈 훌리오 아네호 45mL, 설탕 1큰술, 스위트&사워 믹스 30mL, 얇게 저민 망고 2조각, 소다수 적당량, 민트 잎 10개, 부순 얼음 적당량
럼 베이스의 모히토를 테킬라 베이스로 변형시켜 선보인 것이 바로 남국풍의 칵테일 망고 모히토다. 망고에서 느껴지는 열대과일 천연의 맛은 마치 카리브 해변에 있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만들기 콜린스 글라스에 민트 잎을 넣는다 → 글라스에 설탕과 망고, 스위트&사워 믹스를 넣고 얼음을 잔의 4분의 1 정도 채워 넣은 뒤 머들러로 민트 잎이 짓이겨지도록 누른다 → 글라스에 돈 훌리오 아네호를 넣고 얼음을 2분의 1 정도 채운 후 다시 머들러로 으깬다 → 글라스에 다시 얼음을 가득 채우고 소다수를 90%까지 채운다. 여기에 얼음을 소복이 쌓고 민트 잎을 얹은 뒤 망고 조각으로 장식하고 빨대를 꽂는다.

베일리스 그린 티 Baileys Green Tea
재료 베일리스 50mL, 녹차 100mL
아이리시 크림과 초콜릿이 함유된 그린 리큐어 베일리스의 달콤함을 좋아하는 여성들을 위해 제안하는 세련되고 로맨틱한 칵테일. 입 안에 착 감기면서 부드럽게 넘어가는 달착지근한 맛의 베일리스를 베이스로 쌉싸래한 맛의 녹차가 어우러져 산뜻한 한 모금의 여름 칵테일을 완성한다. 서로 다른 느낌의 두 가지 맛이 조화롭게 어울려 탄생시킨 색다른 맛도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 재료도 간단하고, 만들기도 쉬워 올 여름 집에서 시도해볼 만한 칵테일로 적극 추천한다.
만들기 콜린스 글라스를 준비한다 → 녹차를 뜨거운 물에 진하게 우린 뒤 차갑게 식힌다 → 콜린스 글라스에 담아 두었던 얼음물을 따라 내고 다시 얼음을 채운 뒤 베일리스를 부은 다음 차게 식힌 녹차를 붓는다 → 바 스푼을 가볍게 저어 가며 고루 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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